미국 작년 합의 따라 아프간 주둔군 2천500명으로 감축
탈레반, 일부 계속 주둔 가능성 경계…정부군 대상 공세는 강화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의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취임을 앞둔 조 바이든 미국 차기 대통령을 향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군 철수 약속을 존중하라는 메시지를 날렸다.
탈레반은 트럼프 대통령 재임기인 지난해 2월 미국과 평화 합의에 동의했고, 같은 해 9월부터는 아프간 정부 측과 평화협상을 벌이고 있다.
1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모하마드 나임 탈레반 대변인은 전날 바이든 당선인에게 오는 5월까지 모든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한 기존 합의를 존중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나임 대변인은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 현재 진행 중인 협상 절차에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전쟁 연장이 아니라 이를 끝낼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며 "이를 위한 합의는 이미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은 평화 합의에서 14개월 내 미군 등 국제동맹군 철수를 약속했고, 탈레반은 아프간에서의 극단주의 무장 조직 활동 방지와 함께 아프간 정파 간 대화 재개 등에 동의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미국이 아프간에서 발을 빼기 위해 탈레반에 지나치게 많이 양보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탈레반은 이후 이 합의에 따라 아프간 정부와 사실상 처음으로 공식 회담 테이블을 마련했다.
탈레반은 그간 아프간 정부가 미국의 꼭두각시라며 직접 협상을 거부해왔다.
미국도 1만2천여명에 달했던 아프간 주둔 미군 수를 2천500명까지 줄인 상태다.
다만 바이든 당선인의 아프간 정책은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새 행정부가 아프간에 일부 미군을 계속 남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탈레반은 이 점을 우려하면서 미군 완전 철수를 거듭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탈레반은 지난달에도 BBC방송에 "미국이 (철군)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외국군에 대한 공격 재개로 보복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국토의 90%가량을 장악했던 탈레반은 2001년 9·11 테러를 일으킨 오사마 빈 라덴을 비호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침공을 받아 정권을 잃었다.
탈레반은 이후 반격에 나섰고 현재 국토의 절반 이상에서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최근에는 정부군에 대한 공세와 각종 테러 수위를 높이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탈레반이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기 위해 공세를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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