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미국·호주·캐나다도 민주활동가 재판 방청"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에 따른 파장을 감시하기 위해 관련 재판 방청에 대표단을 파견하는 등 일련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홍콩 빈과일보가 19일 보도했다.
빈과일보는 EU 27개국이 지난해 6월24일 이같은 조치를 승인했으며, 이는 향후 EU가 홍콩보안법의 파장에 대응해 망명·이민·비자·거주권 관련 정책을 개정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EU 대변인은 빈과일보에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면서 "홍콩보안법은 중국이 국제적 의무를 다할 것이라는 약속에 의문을 제기하고 중국정부에 대한 신뢰를 훼손했으며, 중국과 EU 관계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이런 조치에 따라 EU 대표단은 지난해부터 홍콩보안법이나 '공안조례'와 관련한 법원 심리에 참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안조례는 홍콩의 치안 관련 법으로서 반정부 시위대에 종종 적용된다.
대변인은 이어 EU가 향후 홍콩에서 민감한 기술·장비의 사용 제한에 대해 검토하고, 홍콩 시민사회에 대한 지원을 늘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빈과일보는 홍콩 주재 미국영사관도 "오랜 외교적 전통에 따라 미국은 홍콩을 포함해 전세계 법원 심리에 정기적으로 대표단을 참석시키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홍콩 주재 캐나다 영사관 대변인도 자국 대표들이 지난해 5월20일부터 홍콩에서 열리는 일부 정치인·민주 활동가들의 형사 재판에 참석하고 있음을 확인했으며, 홍콩 주재 호주 영사관도 같은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케네스 찬(陳家洛) 홍콩 침례대 교수는 빈과일보에 EU의 조치는 홍콩보안법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범민주진영 인사 55명이 홍콩보안법 위반혐의로 무더기 체포된 것은 "홍콩 사법부가 위태로운 상황임을 세계에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6월 30일 시행된 홍콩보안법은 국가 분열, 국가 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를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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