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은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으로 양국 관계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작년 9월 취임 이후 줄곧 미국과의 동맹을 일본 외교안보 정책의 축으로 삼겠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일본은 바이든 행정부가 정상끼리 일처리를 주도하는 '톱다운' 방식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는 다르게 담당 각료나 실무진 중심으로 현안을 풀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일본은 바이든이 부통령으로 있던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주요 멤버가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 라인에서도 요직을 맡게 된 것을 크게 반기고 있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대중 정책을 담당하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으로 발탁된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미국 내의 대표적인 지일파 중 한 명으로 분류된다.
그는 2009년부터 2013년에 걸쳐 오바마 행정부의 국무부 차관보로 대일·대중 정책을 관장하면서 중국 부상을 이유로 미국 외교정책의 중심을 유럽에서 아시아로 바꾸는 리밸런싱(재균형)을 추진한 핵심 인물이다.
캠벨은 아키바 다케오(秋葉剛男) 외무성 차관이 2008년부터 주미 공사로 근무할 때 관계를 맺었고, 도미타 고지(富田浩司) 신임 주미 대사와도 친분이 깊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현 일본 정부 내의 인맥이 풍부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맞춰 한국에서 미국으로 부임지를 옮기게 된 도미타 대사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 주미 공사와 외무성 북미국장을 지냈다.
스가 총리는 도미타 대사의 이런 경력을 감안해 바이든 행정부와의 접점 역할을 수행할 적임자로 보고 주미 대사로 임명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맡게 될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에 대해서도 일본 정부는 호감을 갖고 있다.
오바마 정권 시절인 2015~2017년 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블링컨은 스가 총리가 관방장관이던 2015년 총리 관저에서 회담한 적이 있다.
당시 두 사람은 오키나와(沖繩)현에 있는 미군 후텐마(普天間) 기지의 이전 문제를 논의했다.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는 부장관 재직 시절에 수차례 방일해 일본 내에 안면으로 아는 인사들이 많다고 한다.
기시 노부오(岸信夫) 방위상은 지난해 12월 자신의 트위터에 외무성 부대신으로 있던 2014년쯤 만난 적이 있는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려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 등도 일본에 우호적인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은 바이든 행정부 인사들의 면면에 대해 "일본 정부와 관계가 깊은 사람들이 포함돼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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