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간) 100명이 넘는 사상자를 낸 이라크 연쇄 자살 폭탄 테러에 대해 "야만적인 행위"라며 강한 어조로 규탄했다.
교황청은 바흐람 살레 이라크 대통령 앞으로 보낸 교황 명의의 메시지를 통해 "교황이 오늘 아침 바그다드에서 발생한 폭탄 공격 소식을 듣고 매우 슬퍼했다"면서 "몰상식하고 야만적인 행위를 개탄하며 희생자와 유족들, 부상자들을 위해 기도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모든 이라크인이 형제애와 연대를 통해 평화적으로 폭력을 극복하는 노력을 지속하기를 희망한다고 부연했다.
이라크 바그다드 중심부의 밥 알샤르키 지역에서는 이날 오전 연쇄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현재까지 32명이 사망하고 110여명이 부상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라크군 당국은 이번 테러가 폐망한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 잔당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한때 이라크 국토의 3분의 1을 점령한 IS는 2017년 말 이라크에서 축출됐고 작년 3월에는 최후의 거점이던 시리아 바구즈까지 함락되며 공식적으로 패망했다.
하지만 잔당들은 이라크·시리아 등을 거점으로 재기를 노리며 수시로 테러를 일삼고 있다.
특히 교황의 이라크 방문을 약 한 달여 앞두고 이번 참사가 발생해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가 다시금 제기되고 있다.
앞서 교황청은 교황이 오는 3월 5∼8일 나흘 일정으로 이라크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방문지에는 수도 바그다드와 함께 IS의 근거지 가운데 하나였던 도시 모술도 포함돼 있다.
교황의 이라크 방문은 역사상 처음이다. 다만, 현지 치안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연기되거나 취소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도 최근 공개적으로 "예정된 이라크 방문이 가능할지 확신하지 못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슬람 국가인 이라크에도 오랜 역사의 기독교 사회가 형성돼 있으나 내전과 IS의 박해 등으로 현재는 존립 자체가 위태로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100만 명을 넘던 기독교인 수도 25만 명 안팎까지 준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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