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대통령 선언 2년' 베네수 과이도, 국제사회 지지 지킬까

입력 2021-01-22 05:44  

'임시 대통령 선언 2년' 베네수 과이도, 국제사회 지지 지킬까
블링컨 미 국무 지명자 "과이도, 계속 베네수엘라 지도자로 인정"
EU는 '임시 대통령' 지칭 안해…유럽의회 "과이도 인정해야" 결의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베네수엘라 '두 대통령' 사태가 2년을 채워가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여전히 건재한 가운데, 국회를 내준 '임시 대통령' 후안 과이도는 국제사회의 인정과 지지를 지킬 수 있을지 기로에 놓였다.
베네수엘라에 두 대통령의 '동거'가 시작된 것은 2019년 1월 23일이다.
대선 부정 논란 속에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안팎의 퇴진 압력이 거세지던 상황에서 35살의 젊은 야당 정치인이던 과이도 당시 국회의장이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고 나섰다.
마두로의 당선이 무효이므로, 헌법에 따라 국회의장인 자신이 대통령직을 승계한다는 것이었다.
혜성처럼 등장한 과이도는 곧바로 반정부 운동의 구심점으로 떠올랐고, 마두로 정권의 연임에 반발했던 미국과 유럽 국가 등도 곧바로 과이도를 베네수엘라 지도자로 공식 인정했다.
임시 대통령의 등장과 함께 마두로 퇴진 운동도 뜨겁게 불이 붙었으나, 성과는 쉽사리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2019년 4월 말 과이도의 군사 봉기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반정부 운동의 동력이 크게 약해졌다. 오히려 마두로의 굳건한 군 장악력을 확인한 계기가 됐다.

야권이 주도하던 국회의 임기가 지난 5일 끝나면서 과이도도 위기를 맞았다.
마두로의 사회주의 여당은 야권의 보이콧 속에 지난해 12월 치러진 국회 선거에서 손쉽게 승리했고, 국회를 탈환한 후 새 국회의장을 앉혔다.
과이도가 이끌던 국회도 자체 임기 연장을 결정하긴 했지만, 그의 국회의장 지위가 흔들리면서 '임시 대통령' 자처의 명분도 흔들리게 됐다.
그를 베네수엘라 수반으로 인정해온 서구 국가들의 입장은 다소 엇갈린다.
조 바이든 새 미국 정부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는 최근 상원에서 과이도를 계속 베네수엘라의 대통령으로 인정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지난해 12월 치러진 베네수엘라 국회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다면서도 이달 초 성명에서 과이도 국회를 "물러나는 국회"라고 표현했다. 이 성명에선 과이도를 '임시 대통령'으로 지칭하지도 않았다.
AFP통신에 따르면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EU 27개국이 과이도 지지에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가운데 이날 유럽의회는 EU 회원국이 과이도를 베네수엘라의 "합법적인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결의했다.
이 결의가 법적 구속력을 가지지는 않지만 정치적 무게는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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