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항우울제는 요통, 퇴행성 관절염 등 만성 통증에 효과가 미미하거나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요통과 퇴행성 관절염에 의한 만성 통증이 1차 치료제인 파라세타몰(타이레놀), 이부프로펜 같은 해열 또는 소염 진통제로 효과가 없을 땐 항우울제가 자주 처방된다.
호주 시드니대학 근골격 건강 연구소(Institute for Musculoskeletal Health)의 죠바니 페레이라 박사 연구팀이 요통, 경부통(neck pain), 좌골신경통, 무릎 또는 고관절 관절염 환자 총 5천여 명이 대상이 된 33건의 임상시험(무작위 대조군 설정)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의학 뉴스 포털 뉴스 메디컬(News Medical)이 21일 보도했다.
만성 통증에 우울증을 함께 겪고 있는 환자는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다.
요통에는 항우울제가 효과가 없거나 효과가 있어도 아주 미미해 대부분의 환자가 효과가 있다고 느낄 정도가 못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퇴행성 관절염 환자에게도 효과는 미약했지만 다소 효과가 있다고 느끼는 환자도 일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전체적인 분석 결과를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 요통의 경우, 신세대 항우울제인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SNRI)가 3개월간 투여된 그룹은 위약(placebo)이 투여된 그룹보다 통증 점수(최고 100점)가 평균 5.3점 낮았다. 이 정도의 차이는 임상적으로 의미를 부여할 수 없는 수준이다.
▲ 퇴행성 관절염의 경우는 SNRI 그룹이 위약이 투여된 대조군보다 통증 점수가 평균 9.7점 낮았다. 이 역시 대수롭지 않은 차이지만 환자가 효과가 있다고 느낄 정도가 되는 최저의 차이인 10점에는 가까운 점수이다.
▲ 구세대 항우울제인 삼환계 항우울제(tricyclic antidepressant)는 요통에 효과가 없었다.
▲ SNRI와 삼환계 항우울제는 좌골신경통을 완화하는 듯한 효과가 있었지만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엔 증거가 미흡했다.
좌골신경통은 좌골 신경과 관련된 부위인 엉덩이-종아리-발을 따라 나타나는 통증이다.
연구팀은 그러나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는 요통, 퇴행성 관절염 환자는 갑자기 약을 끊지 말고 의사와 상의하도록 권고했다.
갑자기 항우울제를 끊을 경우 현기증, 오심, 불안, 초조, 진전(몸 떨림), 발한, 착란, 수면장애 같은 금단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연구팀은 경고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 의학 저널(BMJ: British Medical Journal)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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