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단속·삼림 화재 예방 활동 위한 예산 크게 줄어"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아마존 열대우림을 비롯한 삼림 파괴가 극성을 부리고 있으나 환경 관련 정부 예산은 200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2일(현지시간) 브라질의 50여 개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기후관측소'에 따르면 현재 의회에서 심의 중인 올해 환경 예산은 17억2천400만 헤알(약 3천560억 원) 수준으로 지난 2000년(20억8천800만 헤알) 이후 21년 만에 가장 적다.
기후관측소는 2019년이나 지난해와 비교해 환경 단속과 삼림 화재 예방 활동을 위한 예산이 크게 줄었다면서 정부의 환경보호 의지에 의구심을 표시했다.
환경 예산은 2013년 63억6천600만 헤알에서 계속 감소했으며 2017년에 42억4천400만 헤알로 잠깐 늘었다가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9년 초 출범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는 환경보호보다 개발을 앞세우는 정책을 강행하고 있다.
정부 단속이 느슨해진 틈을 타 무단 벌채가 성행하는가 하면 가축 사육을 위한 목초지와 농경지 확보, 불법 광산개발 활동 등을 위해 일부러 지른 불이 대형 화재로 번져 큰 피해를 내는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 자료를 기준으로 지난해 전국의 삼림 지역에서 일어난 화재는 22만2천798건으로 확인됐다. 이는 2019년의 19만7천632건보다 12.7% 늘어난 것으로, 2011년 이래 10년 만에 최대 규모였다.
특히 최근 2년 동안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가 극성을 부렸다.
INPE는 전체 아마존 열대우림 가운데 브라질에 속한 '아마조니아 레가우'(Amazonia Legal)에서 관측된 파괴 면적이 2019년 9천178㎢에 이어 지난해에는 8천400㎢에 달했다고 밝혔다.
2년 만에 서울 면적의 거의 30배에 해당하는 넓이의 열대우림이 파괴됐다는 의미다.
2015년 2천195㎢, 2016년 6천32㎢, 2017년 3천551㎢, 2018년 4천951㎢와 비교하면 파괴 면적이 빠르게 늘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아마존 열대우림은 브라질·볼리비아·콜롬비아·에콰도르·가이아나·페루·수리남·베네수엘라·프랑스령 기아나 등 남미 9개국에 걸쳐 있다.
아마조니아 레가우는 브라질 전국 27개 주 가운데 9개 주에 걸쳐 있으며 전체 국토 면적의 59%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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