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권 조직 '삼고' 이끌어온 체치롭
"엘차포·파블로 에스코바르급 수괴"
국제 공조수사에 네덜란드에서 덜미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아시아 최대의 마약상으로 불리는 범죄 조직 보스가 붙잡혔다.
호주연방경찰(AFP)은 네덜란드 경찰이 22일(현지시간) 중국계 캐나다 국적의 체 치 롭(57)을 암스테르담 스히폴 국제공항에서 검거했다고 밝혔다고 CNN이 보도했다.
AFP는 성명에서 "체 치 롭의 조직이 지난 몇 년 동안 호주에 불법 마약을 수입해 퍼뜨렸다"며 "전 세계에서 벌어들인 범죄 수익금을 세탁해 자금을 모았다"고 밝혔다.
네덜란드는 체 치 롭을 호주로 추방할 예정이다.
호주 경찰은 그동안 체 치 롭 검거를 위해 국제 공조 수사를 벌여왔다.
호주는 체 치 롭이 중화계 마약 조직 '삼 고'(Sam Gor) 두목으로 아시아 역사상 최대 규모의 마약상이라고 보고 있다.
그는 전세계에서도 악명 높은 마약상으로서 최우선 검거 대상이었다. 멕시코와 콜롬비아의 엘 차포, 파블로 에스코바르에 견주어 아시아의 마약왕으로도 불린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측은 "체 치 롭은 거물급 마약상으로 이번 검거를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아시아에서 한 해 필로폰 유통 물량은 300억∼610억 달러(약 33조∼67조4천억원) 규모로 평가되며, 체 치 롭의 조직이 이 중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한다고 CNN이 전했다.
이 조직은 미얀마에서 기업형으로 마약을 생산해 유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는 오랜 내전과 사설 민병대 조직이 난립해 경찰의 감시를 이러한 피해 불법 활동을 벌이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미얀마에서 마약 합성 전 단계 물질을 제조한 뒤 방콕을 포함해 인근 국가에 유통하기도 하지만 호주와 일본 등 원거리에도 배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조직은 한국과 영국, 캐나다, 미국 등 세계 전역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 고는 아시아와 북미에서 주로 활동하는 중국계 범죄 조직 '삼합회'와 유사하지만 이보다는 모바일을 기반으로 해 신속하게 움직인다고 한다.
이 조직은 지난 2016년 대만 마약상이 미얀마에서 검거되며 드러났다.
지난 2018년 범죄 수익금이 80억∼177억 달러(약 8조8천억∼19조6천억원)로 추산되며, 동남아 카지노를 돈세탁 창구로 이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체 치 롭은 홍콩과 마카오, 동남아 등지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마약 사업을 벌였지만, 지난 2019년 로이터 통신의 탐사 보도 이전까지 드러나지 않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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