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중국, '빈곤 해결' 내세워 마을 624개 조성 계획"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인도와의 접경 분쟁지대에 주택 약 100채를 건설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5일 보도했다.
중국은 해당 지역 주민들의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인도 측에서는 중국이 정착촌을 건설해 영유권을 주장할 때 국제법상 유리한 고지를 점유하려는 계획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SCMP는 중국군과 가까운 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인도 동북부 아루나찰프라데시주(州)와의 국경 인근에 주택 100채를 건설했으며, 이를 국가적 빈곤 문제 해결 정책의 일환으로 설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지역은 중국과 인도 간 오랜 국경 분쟁지역이다.
이 소식통은 "해당 지역에 군용 도로를 건설한 것이 빈곤구제기금을 활용해 현지 티베트인들을 위한 주택 건설의 좋은 기회로 활용됐다"고 설명했다.
SCMP는 지난 18일 인도 NDTV가 공개한 지난해 11월 1일자 위성사진에서 해당 지역에 약 100채의 주택이 들어선 모습이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정확한 건설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2019년 8월에 찍은 같은 지역 사진에서는 해당지역이 풀밭이었다"면서 "신화통신은 대부분의 주택이 지난해 10월 지어졌다고 보도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NDTV는 지난달 6일 중국이 아루나찰프라데시주 국경 인근에 마을 3개 이상을 새롭게 건설했다고 주장했다.
NDTV는 새 마을은 현지 국경 관문인 '붐 라 패스'에서 중국 영토 쪽으로 5㎞가량 떨어진 곳에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이 지역은 부탄 동쪽, 아루나찰프라데시주 서쪽, 중국 티베트 남쪽 경계가 맞물리는 곳으로 영유권 분쟁이 잦은 곳이다.
중국 정부는 그간 아루나찰프라데시주의 지역 9만㎢를 '짱난'(藏南·남티베트)이라고 부르며 영유권을 주장, 이곳을 실효 지배한 인도 측과 대립해왔다.
인도 측도 해당 지역에 도로와 다리 등 인프라 건설에 박차를 가하며 맞대응하고 있다.
SCMP는 "2017년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티베트족 자치구 내 빈곤 해결과 정치적 안정을 위해 국경 분쟁 지역에 624개의 마을을 건설할 계획을 세웠다"고 전했다.
중국 상하이푸단(上海復旦)대 남아시아연구소 장자둥(張家棟) 소장은 SCMP에 "해당 계획에는 주민들을 국경 가까이 살게 하고 도로와 다리, 편의시설 건설 등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인도 측 전문가는 "중국의 마을 건설 전략은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하면서 써먹은 수법을 인도와 부탄, 네팔의 영토를 침범하는 데 적용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인도와 중국은 1962년 국경 문제로 전쟁까지 치렀지만,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한 채 실질통제선(LAC)을 설정하고 대립 중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라다크 지역 판공호수 난투극, 갈완 계곡 '몽둥이 충돌', 45년 만에 총기 사용 등 양국 군의 충돌이 잇따라 긴장이 크게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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