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성장 전략 수립·시행에 장애…총선 가능성은 작아"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가 정국 위기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 회복 속도가 더뎌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26일(현지시간)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현재 진행 중인 이탈리아 정치 위기가 경제 정책에 대한 리스크를 높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피치는 특히 유럽연합(EU)이 이탈리아에 제공하는 2천90억 유로(약 280조3천546억원) 규모 코로나19 회복기금의 효율적 사용을 포함해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신뢰할 수 있는 성장 전략을 수립·시행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회복기금 투입으로 이탈리아의 만성적인 부채를 개선할 가능성도 그만큼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피치는 "이번 위기의 정치적 결말은 불확실하다"면서 "더 불안정한 정부가 들어서거나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는 쪽으로 간다면 '포스트 팬데믹'에서 일관된 정책으로 성장 전망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다만 이번 위기가 조기 총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게 봤다.
피치는 작년 4월 이탈리아 국가신용등급을 'BBB-'로 하향 조정한 뒤 현재까지 이를 유지하고 있다. 피치의 등급 기준상 BBB-는 투자적격에서 가장 낮은 것이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를 통해 이탈리아의 작년 경제성장률을 -9.2%로 예상했다. 작년 10월 전망치(-10.6%)보다는 다소 개선됐다.
다만, IMF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5.2%에서 3.0%로 조정했다. 경제 회복세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딜 것이라는 얘기다. 내년 성장률은 3.6%로 예상됐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지난 13일 연립정부 구성 정당의 이탈로 상원 과반이 무너지면서 촉발된 정국 위기를 타개하고자 이날 사퇴했다.
이에 따라 27일부터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을 중심으로 새로운 연정 구성 논의가 시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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