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총선부정 시위 때 풀려나 출마…강력한 권위주의 통치 펼 듯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이달 중순 중앙아 키르기스스탄에서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사디르 좌파로프(52)가 28일(현지시간) 공식 취임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좌파로프는 이날 수도 비슈켁 시내 국립필하모니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한 뒤 대통령증을 수여 받았다.
취임식에는 전직 대통령인 소론바이 제엔베코프, 로자 오툰바예프 등과 의회 의원, 지난 대선에 참여했던 후보 등이 참석했다.
외국 사절은 초청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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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로프는 지난 10일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79% 이상의 득표율로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지방 주지사 구금 사건으로 11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좌파로프는 지난해 10월 야권의 총선 불복 시위 과정에서 전격적으로 풀려났다.
뒤이어 총선 부정 논란으로 촉발된 정치적 혼란에 책임을 지고 소론바이 제엔베코프 당시 대통령이 사임하면서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뒤 조기 대선에 출마했다.
좌파로프는 권위주의적인 포퓰리즘(대중주의)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수행하는 동안 정치인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한 재산을 30일 이내에 국고로 반환하도록 명령하고, 최대 범죄조직 두목을 체포하는 등 키르기스스탄의 고질적 병폐인 부정부패 척결 의지를 과시하며 인기를 끌었다.
대선 운동 기간에도 전통적인 가치를 강조하는 보수 성향을 보이고, 의료·보건 예산을 두 배가량 늘리겠다는 공약을 내놓으며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한 유권자들의 절대적 지지를 얻었다.
그는 또 민족주의 성향이 강함에도 옛 소련권 맹주인 러시아와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키르기스스탄과 러시아의 유대 관계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키르기스스탄은 지난 2010년부터 이전의 순수 대통령제 대신 제한적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를 섞은 이원집정부제 형태의 통치체제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지난 대선과 함께 치러진 국가통치체제 결정 국민투표에서 80% 이상이 현행 이원집정부제 대신 순수 대통령제 채택을 지지했다.
좌파로프도 선거 운동 기간에 순수 대통령제로의 복귀를 주장했다.
국민투표에 이은 개헌으로 대통령제가 복원되면 좌파로프는 단일 국가 지도자로서 강력한 권한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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