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미국에서 수입한 달걀이 시중에 유통됐는데도 달걀 한판 가격이 하루 사이 7% 급등하며 7천원 선을 돌파했다.
2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날 달걀 한판(특란 30개) 소비자가격은 7천253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7일의 6천761원보다 7.3% 오른 가격이다.
달걀 소비자가격은 지난 7일 6천28원으로 2017년 9월 이후 3년 4개월 만에 6천원 선을 넘었고, 이후 22일 만에 7천원 벽도 깼다.
특란 30개 도매가격도 111원 오른 5천757원으로 6천원에 육박했다.
앞서 aT는 지난 26일 미국산 신선란 60t을 공개경쟁입찰을 거쳐 실수요업체에 판매한 데 이어 이날 19t을 추가로 직접 공급하기로 했지만, 아직 가격 안정에는 별 영향을 못 미쳤다.
미국산 신선란 평균 낙찰가가 한판당 5천486원으로 국내산과 비교해 크게 저렴하지 않은데다가 아직 물량이 적어 가격을 낮추는 역할을 하기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더욱이 소비자가 여전히 국산 달걀을 선호하면서 대형마트는 아예 공개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 직접 공급 물량은 한판 가격이 4천450원으로 책정됐으나 19t에 불과해 당장 큰 효과를 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반면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는 좀처럼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까지 가금농장 77곳과 체험농원 등 2곳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경기 안성의 산란계 농장에서도 의심 신고가 들어와 정밀검사를 진행 중이다.
달걀 생산을 목적으로 기르는 닭인 산란계 살처분 마릿수는 1천169만3천마리에 달한다. 다른 가금류까지 모두 합한 살처분 마릿수는 2천350만8천마리로 집계됐다.
정부는 지난 27일부터 수입산 달걀과 달걀 가공품 8개 품목에 대해 오는 6월 말까지 5만t 한도로 관세를 면제하기로 했다.
또 정부 비축 물량 200만개를 순차로 저렴한 가격에 시장에 푼다. 첫날인 지난 28일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에서는 한판당 특란은 5천100원, 대란은 4천890원에 판매했다.
정부는 점차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은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판단했다.
2017년 '달걀 파동' 당시 한판 가격이 약 1만원까지 치솟았다가 수입과 비축 물량이 대거 풀리면서 가격이 빠르게 내려간 바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일 축산물 수급 안정 대책을 발표하면서 "수급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2017년의 경우 가격 안정 효과가 있었다"며 "이번에도 급격한 달걀 가격의 상승을 방지하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달걀 수급 안정 대책이 원활히 추진되도록 시장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특히 설을 앞두고 계란 가격이 과도하게 오르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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