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현지 임상서 플라시보군의 기존 감염자 2% 재감염 확인"
"변이 바이러스 감염 비율, 기존 감염자와 비감염자 그룹 동일"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은 이 백신이 기존 바이러스는 물론 영국,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일정 수준의 예방 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
그러나 임상시험 결과에서 한 가지 더 주목할 대목은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의 재감염 유발 위험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노바백스는 1만5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영국 내 임상시험 이외에 남아공에서도 별도 시험을 진행했다.
노바백스의 남아공 임상시험에 참여한 4천422명 가운데 대략 3분의 1 정도가 코로나19 항체 양성 반응을 보였다. 이미 한차례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사람들이라는 의미다.
노바백스의 남아공 임상 역시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는 백신을, 다른 한 그룹에는 가짜 약(플라시보)을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가짜 약 투여군, 즉 백신을 맞지 않은 참가자 중 2%에서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됐다.
변이 바이러스 감염 비율은 항체 양성반응을 보였던 기존 감염자 그룹과 비감염자 그룹에서 동일하게 나타났다.
노바백스는 별도 보도자료를 통해 "이 임상 데이터는 기존의 코로나19 감염이 남아공 변이에 의한 후속 감염을 완전히 차단하지 못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노바백스 남아공 임상시험 결과가 변이 바이러스의 항체 무력화 가능성을 제기한 기존 연구를 입증한 셈이다.
앞서 남아공 연구진은 변이 바이러스가 코로나19에 감염돼 형성된 항체를 완전히 무력화할 수도 있고, 항체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 연구는 1차 유행 때 감염된 환자의 항체와 변이 바이러스 반응 결과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또 변이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연구한 다른 연구에서도 초기 코로나19 감염자 항체 44개 중 21개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항하지 못했다.
임상시험에 관여하지 않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피터 오펜셔 실험의학 교수는 이번 시험에서 나온 재감염 위험에 대해 우려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그는 더 구체적인 데이터가 필요하다면서 "이 바이러스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의 필요성을 드러낸 임상 결과"라고 평가했다.
한편, 백신 상용화에 성공한 화이자와 모더나 등은 기존에 개발된 제품이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다면서도 진화하는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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