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열 2위 국가주석에 푹 총리…총리에는 찐 당 조직위원장
개혁·개방 속도 유지…'최대 투자자' 한국과 협력관계 격상 전망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포스트 차이나'로 불리는 베트남의 권력 서열 1위인 응우옌 푸 쫑(76) 공산당 서기장이 3연임에 성공했다.
베트남 공산당은 제13차 전당대회 폐막을 하루 앞둔 31일 중앙위원회를 열고 쫑 서기장을 임기 5년인 차기 서기장으로 재선출했다고 베트남뉴스통신(VNA)이 전했다.
이로써 2011년 국회의장에서 최고 권좌에 오른 쫑 서기장은 2016년에 이어 3연임에 성공, 베트남전이 끝난 1975년 이후 최장수 서기장으로 등극했다.
65세인 재선 제한 연령 규정은 이번에도 2016년과 마찬가지로 '특별 후보자' 형식으로 예외를 인정받았다.
쫑 서기장은 2018년 쩐 다이 꽝 당시 국가주석이 별세하자 주석직을 함께 맡아 베트남의 국부인 호찌민 전 주석 이후 처음으로 이른바 '빅4' 가운데 2가지 직책을 겸직하는 강력한 리더십을 구축했다.
그는 베트남 북부 하노이 출신의 구소련 유학파로 대표적인 사회주의 이론가로 꼽힌다. 또 친중국 성향의 온건 중도파로 분류된다.
애초 고령과 건강문제로 퇴임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정치적 안정과 강력한 부패 척결 운동이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권력 서열 2위인 주석직은 응우옌 쑤언 푹(66) 총리에게 승계한 것으로 전해졌다.
푹 총리도 연령 제한 규정을 비껴갔다.
총리 후임에는 팜 민 찐(62) 당 조직위원장이, 일선에서 물러나는 응우옌 티 낌 응언 국회의장 후임에는 브엉 딘 후에(63) 하노이 당서기가 각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부 타인호아성 출신인 찐 위원장은 공안부 차관, 꽝닌성 당서기, 당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을 거쳐 2016년 당의 조직과 인사를 총괄하는 조직위원장을 맡아 강력한 추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후에 당서기는 북부 응에안성 출신으로 당 중앙경제위원장, 감사원장, 재무장관, 경제 부총리를 역임한 뒤 작년 2월 하노이 당서기로 선출됐다.
서기장을 제외한 지도부 3명은 오는 5월로 예정된 총선이 끝난 뒤 새로 구성되는 국회에서 공식 선출된다.
쫑 서기장 3연임 소식을 전한 VNA 뉴스는 푹 총리가 단상에서 쫑 서기장에게 꽃다발을 전하고 두 사람 양옆에 찐 위원장과 후에 당서기가 서서 손뼉을 치는 사진을 발행했다.
공산당 일당 체제인 베트남은 서기장을 중심으로 국가주석(외교·국방), 총리(행정), 국회의장(입법)이 권력을 분점하는 집단지도체제를 택하고 있다.
권력 서열 1∼2위에 큰 변화가 없고,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다자간 무역협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대외 개방과 외국인 투자 유치를 경제 성장 동력으로 삼아온 점을 고려할 때 기존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2009년 '포괄적 동반자 관계'에서 격상된 한국과 베트남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내년 양국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포괄적인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한 단계 더 높인다는 공감대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에서 한국은 최대 투자국이다.
외교 소식통은 "베트남의 차기 지도부 선출 결과를 보면 안정적인 국가 운영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동안 잘 쌓아온 양국 관계를 더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youngky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