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공급확대 주문·시장 잠재수요 선점 등 배경 거론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올해 일제히 '중금리 대출' 상품을 새로 선보이며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중금리대출이란 통상 옛 신용등급 4∼6등급 수준의 중신용자에게 연 10% 이내의 한 자릿수 금리로 내주는 신용대출 상품을 말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올해 중·저신용자 전용 대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공급 중인 '사잇돌 대출'과 '민간 중금리 대출' 외에 중·저신용자를 포용할 수 있는 추가 상품을 출시함으로써 올해 중금리 대출과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을 전년보다 확대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중·저신용자에 특화된 새로운 신용평가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매년 1조원 규모의 중금리 대출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계획보다 많은 1조3천800억원을 공급했다. 이는 2019년 9천800억원보다 4천억원 늘어난 것으로, 올해는 공급 규모를 작년보다 늘릴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2일 고신용 직장인 신용대출 한도를 기존 1억5천만원에서 1억원으로 낮추면서 "올해 여신 부문 핵심 전략목표인 중금리대출, 중저신용자대출을 확대하기 위해 고신용 대출의 최대한도를 축소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케이뱅크도 올해 중금리 대출 상품 라인업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 안에 정책 중금리대출 상품인 '사잇돌 대출'을 출시하고,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현재 판매 중인 '신용대출 플러스' 상품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시장 여건을 살피며 자체 중금리 대출 상품 출시를 검토할 방침이다.
케이뱅크는 2017년 4월 오픈 이후 중금리대출 상품인 '슬림K 신용대출'과 '미니K 간편대출'을 출시해 운영했고, 작년 7월 대출 영업을 재개한 이후에는 중신용자를 위한 '신용대출 플러스' 상품을 출시해 운영하는 등 대출 영업에 부침을 겪으면서도 중금리 대출 판매를 지속해 왔다.
올해 7월 출범을 목표로 하는 토스뱅크도 하반기 중금리 대출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토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장을 낼 때부터 중신용자와 신파일러(thin filer·금융이력 부족자)를 포용하는 '챌린저뱅크'를 표방한 바 있다. 그동안 시중은행과 양대 인터넷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했던 중신용자들이 1금융권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토스뱅크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 중으로, 기존의 금융정보 중심의 평가로 불이익을 받아왔던 금융이력 부족자에 대한 신용평가 변별력을 개선하고 더욱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금융 데이터뿐 아니라 기존 은행에서는 보지 않는 개인의 금융 생활과 관련한 다양한 지표를 고려할 예정으로, 토스 내에서 축적된 사용자의 데이터 등을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일제히 '중금리 대출'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금융당국이 금융소외 계층 포용을 위한 중금리 대출 공급 확대를 적극적으로 주문하고 있는 점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인가를 받을 때 중금리대출 시장 확대를 내세웠으나, 실제로는 고신용자 중심의 영업에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을 정치권 등에서 받아왔다. 이에 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 3사에 여러 경로로 중금리대출 확대를 주문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중금리대출 시장의 잠재 수요가 크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신용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중금리 시장을 찾는 대출 수요가 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외에 그간 축적해 온 다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체 신용평가모델을 개발하는 단계에 이른 점도 각 사가 앞다퉈 중금리대출 공략에 적극 나서게 된 배경으로 꼽힌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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