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 자문단 "만 65세 이상 포함한 전체 대상자에서 예방효과 확인"
검증 자문단 이후 중앙약심-최종점검위원회 등 절차 거쳐야
유럽서 효과 논란 지속…유럽연합서는 18세 이상 전 연령층에 승인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고령층 무용론'이 일었던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국내에서는 만 65세 이상을 포함한 전체 성인을 대상으로 허가될 가능성이 커졌다.
첫 번째 외부 전문가 자문 회의에서 고령층을 백신 접종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고령층에 대한 효과가 확실치 않다는 지적이 거듭되고 있는 유럽에서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18세 이상 전 연령층에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도록 조건부 판매 승인을 내린 상태다.
◇ 1차 자문서 "65세 이상 고령층, 접종에서 배제할 수 없다"
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안전성·효과성 검증 자문단'에 참여한 다수 전문가는 만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해서도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다.
검증 자문단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임상시험 결과 만 65세 이상을 포함한 전체 대상자에서 예방효과가 확인됐다는 점을 고려했다.
고령층에 대한 자료가 제한적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애초 임상시험 계획이 만 18세 이상으로 설계됐고, 백신을 투여한 후 면역 반응이 성인(18∼64세)과 유사한 점, 중대한 이상 반응이 나타나지 않은 점 등을 중요하게 반영한 것이다.
검증 자문단이 안전성 평가에서 살펴본 4건의 임상시험에 참여한 2만3천745명 중 만 65세 이상 고령자는 8.9%(2천109명) 정도다.
다만 검증 자문단 회의는 식약처가 코로나19 백신의 객관적인 허가심사를 위해 '3중'으로 마련한 첫 번째 자문 절차여서 해당 의견이 곧 접종 범위를 결정하는 건 아니다. 앞으로 진행될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최종점검위원회의 논의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 유럽서도 한계 지적…EU, 18세 이상 전 연령층 허가
현재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고령층에 효과를 낸다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고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 결과가 충분치 않은 데 따라 이들을 제외한 65세 미만 성인에 한정해 접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럽의약품청(EMA)은 지난달 29일 만 18세 이상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사용을 권고했고, 같은 날 EU 집행위원회는 이 권고를 받아들여 백신의 사용을 공식 승인했다.
EU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고령층에도 효과적인지는 유럽에서 여전히 논란이 진행 중이다.
이탈리아의약청(AIFA)은 30일(현지시간) 18세 이상 성인에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사용을 승인했으나, 가능하면 54세까지 성인에 우선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55세 이상은 충분한 임상시험이 이뤄지지 않아 효능이 불확실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55세 이상 연령층에 대해선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우선 접종하도록 권고했다.
독일과 프랑스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층 접종을 제한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독일의 질병관리청격인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 산하 예방접종위원회는 28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18∼64세를 대상으로만 접종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지난 29일 "65세 이상에게는 무효한 것과 다름없다고 본다"며 "60∼65세 연령층에는 권유하지 않는다는 게 우리가 확보한 초기 결과"라고 말했다. 단 이러한 발언은 모두 EU의 승인 결정 전에 나왔다.
현재 영국에서는 지난해 12월 말부터 고령층을 포함해 모든 성인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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