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부터 포드·링컨 차에 안드로이드·구글어시스턴트·구글플레이 등 탑재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세계 최대 검색엔진 업체 구글이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에 6년간 차량 내 커넥티비티(연결성)와 클라우드 기술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경제매체 CNBC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포드와 구글은 이날 이런 내용의 6년짜리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구글은 포드의 자동차에서 점점 확대되는 차량 내 커넥티비티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게 된다.
이에 따라 포드와 이 회사의 프리미엄 브랜드 링컨 차량에는 2023년부터 인공지능(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와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구글 지도, 구글 플레이 등이 탑재된다.
포드는 또 고객에게 차량 유지·보수, 중고차 보상 판매 등과 관련한 소식을 알려주는 데 구글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포드의 공급체인 물류 서비스와 자동차 생산 등의 분야에는 구글의 인공지능 기술이 도입돼 효율성을 높이게 된다.
양사의 이번 협업은 포드의 사업을 효율화하기 위한 조치다. 포드는 유럽과 남미 시장 등에서 저조한 실적을 거두면서 2018년부터 감원과 공장 폐쇄 등 110억달러(약 12조3천억원) 규모의 구조조정 계획을 추진해왔는데 이번 협업은 그 연장선에 있다.
특히 이번 계약은 포드로서는 중대한 전략적 선회다. 포드는 최근 몇 년간 이런 커넥티비티 서비스를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데 연간 수억달러를 지출해왔기 때문이다.
또 구글로서는 클라우드 시장에서 핵심 고객을 확보하게 됐다. 구글은 고속 성장하는 클라우드 시장에서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 등을 뒤쫓는 후발 주자다.
CNBC는 구글이 클라우드 사업을 확장하면 할수록 주요 수입원인 광고에 덜 의존해도 된다고 지적했다. 구글은 지난해 2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와중에 광고 매출액이 감소하면서 상장 이래 처음으로 전년 동기보다 매출이 줄어든 성적표를 내놓은 바 있다.
포드 최고경영자(CEO) 짐 팔리는 "우리 전략의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협력하는 것"이라며 "이는 내비게이션 시스템이나 많은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 경험처럼 우리가 새 가치를 만들지 못하는 통상적인 일을 하는 것을 그만둬야만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팔리 CEO는 이번 계약이 수억달러의 가치가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또 포드가 차량 내 커넥티비티 서비스를 통해 이동통신사나 아마존 프라임처럼 고객을 붙잡아둘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서비스들은 사람들의 삶에 깊숙이 통합돼 사람들이 특정 브랜드나 제품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다.
앞서 포드의 경쟁사인 제너럴모터스(GM)는 2019년 구글의 음성 비서와 각종 앱(응용프로그램) 서비스를 올해부터 자사 차량에 통합하겠다는 계약을 발표한 바 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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