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마윈(馬雲) 알리바바 창업자가 당국의 규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가 중국 공산당의 눈 밖에 난 가운데 중국 관영 신문이 '기업가 정신'을 거론하는 논평에서 여러 중국 기업인을 띄우면서도 마윈은 언급하지 않았다.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상하이증권보는 2일 1면에 '높은 질적 발전, 어찌 기업가 정신이 적을 수 있겠는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게재했다.
신문은 중국의 기업가 정신을 상징하는 인물로 마화텅(馬化騰) 텐센트 회장, 왕촨푸(王傳福) 비야디 회장,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창업자 등을 거론했다.
상하이증권보는 중국 IT업계에서 마윈의 라이벌로 여겨지는 마 회장을 가장 앞서 소개하면서 그를 "모바일 인터넷 시대를 새로 쓴 인물" 소개했다.
신문은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기업가는 '창조적 파괴자'로 여겨졌지만, 현재 중국에서는 넓은 시야를 갖춘 가운데 바르고 우수하면서도 우아함과 조심스러움을 두루 갖춘 인물이 우수한 기업인이라고 규정했다.
전체적으로 이 논평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기업인들이 '조심성'을 포함한 다양한 덕목을 두루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마윈과 마 회장은 지난 2018년 12월 중국 개혁개방 40주년 기념식에서 나라 경제 발전을 이끈 모범 기업인으로 나란히 표창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의 흐름에 비춰봤을 때 관영 매체의 '모범 기업인 명단'에서 마윈이 빠진 것은 당연해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이 관영 매체의 중국 기업가 목록에서 빠진 것은 그가 베이징의 선호권에서 완전히 밀려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마윈은 작년 10월 열린 금융 포럼에서 당국이 앤트그룹 같은 핀테크 기업에 전통적 규제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면서 도발적 어조로 정부를 비판했다.
이 직후 세계 최대 규모가 될 예정이던 앤트그룹 상장은 전격 취소됐고 이후 당국은 반독점, 개인정보 보호 등 여러 명분을 앞세워 전자상거래와 핀테크 등 알리바바그룹의 핵심 사업 관련 규제를 강화 중이다.
이후 마윈은 공개 석상에서 장기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일각에서 '실종설'까지 제기됐지만, 그는 지난달 중국 교사들을 상대로 한 화상 연설에서 잠시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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