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호주 서호주주(州) 퍼스 인근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급속히 번지면서 가옥 71채가 전소되고 정전사태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3일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에 따르면, 지난 1일 퍼스 북동쪽 45km의 울로루 지역 웨리비 로드 근처에서 발생한 산불이 섭씨 38도 고온과 시속 70km의 강풍을 타고 서쪽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서호주주(州) 화재·응급 서비스부에 따르면 울로루와 퍼스 사이에 있는 틸던 파크·기지가너프 등의 건물 80%가 산불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전력회사인 웨스턴 파워는 산불로 송전망이 훼손되면서 피해 지역의 건물 2천 700동에 전력 공급이 끊겼다고 전했다.
피해지역 주민들은 퍼스에서 20km 떨어진 스완 뷰에 설치된 대피소로 긴급 피신한 상태다.
울로루 산불은 둘레 길이가 80km로 커지고 피해 면적도 7천 300ha를 넘어서는 등 좀처럼 위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현장에는 소방대원 500명과 소방차량 250대, 방재 항공기 등이 투입돼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번 산불로 광역 퍼스 지역에 연기 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한때 잿가루와 잉걸불 등이 강풍에 날아오기도 했다.
서호주주(州)의 대런 클렘 방재청장은 "강풍을 동반한 산불로 정말 어려운 상황에 봉착했다"면서 "산불 피해 지역 주민들은 필요하면 곧장 대피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갖춰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소방대원들은 자주 불을 끄는 것보다 가옥에서 사람을 구출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며 산불로 집을 잃은 주민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마크 맥고원 서호주주(州) 총리는 스콧 모리슨 연방총리에게 산불 위기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현황을 보고하면서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모든 서호주인들은 피해 주민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dc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