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자협회 "과학자·기자에 집단 욕설 메일, 정당한 반론 아닌 협박일 뿐"
(서울=연합뉴스) 정윤주 기자 = 한국과학기자협회와 한국기자협회는 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토론회에 참가해 의견을 밝힌 과학자와 이를 보도한 기자들에게 집단 욕설 메일 발송 등 위협행동이 발생한 데 대해 우려를 표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두 협회는 이날 낸 입장문에서 "과학자의 전문적인 의견 보도에 대한 과도한 대응을 우려한다"며 "과학자의 입을 막는 행동은 국민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일이다. 과학자의 전문적인 의견 개진과 보도를 위협하는 행동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과학기자협회는 지난 2일 '코로나 백신 치료제 개발과 바이러스 변이 현황'이라는 주제의 온라인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는 과학자 3명이 참석해 백신, 치료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지식과 의견을 발표했다. 협회 소속 기자 40여명의 질의응답도 이뤄졌다.
과학자들은 토론회에서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을 근거로 코로나19 대유행 종식 기대를 낳은 항체 기반 치료제에 대해 부작용 사례 등을 지적하며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과학기자협회는 이후 "항체 기반 치료제 개발 회사와 이해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과학자 개인은 물론 과학자가 속한 기관에 집단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며 "관련 소식을 보도한 기자들에게도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전화가 폭주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협회는 또 "언론은 국민 생명권과 직결된 코로나19 백신, 치료제 개발과 허가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한지 감시할 의무가 있다"며 "집단으로 기자에게 욕설 메일을 보내고 과학자와 소속 기관에 전화를 걸어 항의하는 것은 정당한 반론이 아니라 입을 막기 위한 협박 행동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항의 메일과 전화 공세를 당한 과학자와 기자들은 코로나19 최신 정보 발표와 보도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과학기자협회는 "과학자의 전문적인 의견 보도에 대한 과도한 대응을 우려한다"며 "과학자의 입을 막는 행동은 국민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협회는 "관련 전문학술 단체와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과학자의 전문 의견 개진과 보도를 위협하는 행동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협회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 관련 보도는 임상시험과 같은 과학적 정보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 회원 기자들도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주관적 주장을 일방적으로 보도하지 않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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