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반체제 인사들이 프랑스 파리에서 계획한 행사에 폭탄테러를 하려 한 혐의로 체포된 이란 외교관이 벨기에 법원에서 중형을 받았다.
4일(현지시간) 이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벨기에 안트베르펜 법원은 이날 테러 모의 혐의로 기소된 이란 외교관 아사돌라 아사디(49)에 대해 징역 20년 형을 선고했다.
이란 외교관이 유럽연합(EU)에서 실형을 받은 것은 지난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처음이다.
담당 검사는 로이터 통신에 "이번 판결은 형사 범죄에 관해서는 외교관도 면책 특권을 누릴 수 없다는 점과 대학살로 이어질 수 있었던 사건의 책임이 이란 정부에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사디는 비공개로 진행되어온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으며, 그의 변호인은 판결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아사디는 지난 2018년 6월 파리 외곽 빌펭트에서 열린 이란 출신 망명자 정치집단 '피플스 무자헤딘 오브 이란'(무자헤딘에할크·MEK)의 행사를 겨냥한 폭탄 공격을 모의한 혐의로 체포됐다.
MEK는 1980년대 다수의 이란 고위 인사를 암살했지만, 이후에는 이란 반체제 인사들의 로비 창구 역할을 했다.
행사에는 유럽에 거주하는 약 2만5천여 명의 이란 반체제 인사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 중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불복 소송을 변호했던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도 포함돼 있었다고 BBC 방송이 전했다.
오스트리아 빈 주재 이란 외교관 신분이던 아사디는 이 행사를 앞두고 룩셈부르크에서 공범인 벨기에 국적의 이란계 부부를 만난 뒤 체포됐다.
브뤼셀에서 체포될 당시 0.5㎏의 폭발물과 기폭장치 등을 소지했던 이 부부는 아사디로부터 물건을 받았지만, 폭발물인 줄은 몰랐다고 진술했다.
프랑스 등 관련국들은 테러 모의의 배후로 이란 정보부를 지목했지만, 이란 정부는 조작이라며 부인했다.
또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23일 반관영 ISNA 통신을 통해 아사드 기소가 외교관 면책권 침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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