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불법 체포" 반발·모이즈 대통령 퇴진 요구…정국 혼란 계속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아이티 정부가 대통령 암살과 쿠데타 시도를 적발했다며, 야권 성향 대법관 등 20여 명을 체포했다. 야권은 강하게 반발했다.
7일(현지시간)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은 "내 목숨을 노린 시도가 있었다. 그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모이즈 대통령은 자신을 죽이고 정권을 전복하려는 음모가 지난해 11월 20일 시작됐다면서, 구체적인 정황이나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고 AP는 전했다.
법무부도 "쿠데타 시도"가 있었다면서, 여기에 연루된 23명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밝혔다.
체포된 이들 중엔 야권의 지지를 받는 대법관과 경찰 간부도 포함됐다.
야권은 반발하며 모이즈 대통령이 체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면책특권이 있는 대법관을 체포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시민들의 저항을 촉구했다.
카리브해 빈국 아이티에선 최근 몇 년간 정국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연료난과 정치권 부패, 만연한 범죄 등에 반발해 야권을 중심으로 모이즈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엔 모이즈 대통령의 임기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다.
모이즈 대통령이 취임한 것은 정확히 4년 전인 2017년 2월 7일이다.
전임 대통령의 임기는 2016년 2월 끝이 났지만 대선 부정 시비 속에 1년 후 선거가 다시 치러졌다. 그 사이엔 임시정부가 들어섰다.
야권은 모이즈 대통령의 5년 임기가 전임자 퇴임 이후 5년인 이날 끝난다고 봤지만, 모이즈 대통령은 2022년 2월까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의회 선거가 연기된 채 지난해 1월 의회가 해산된 후엔 대통령을 견제할 장치도 없는 상태다.
모이즈 대통령은 오는 9월 의회·지방 선거에 앞서 4월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인데, 야권은 이것이 대통령 권한을 강화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하고 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