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수컷·동물원 암컷' 재규어 짝짓기 작전 아르헨서 결실

입력 2021-02-11 07:31   수정 2021-02-1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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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수컷·동물원 암컷' 재규어 짝짓기 작전 아르헨서 결실
1년 넘긴 노력끝 새끼 2마리 태어나…적응뒤 야생으로 보내질 예정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야생에서 태어나 한 번도 갇혀 지낸 적 없는 수컷 재규어와 동물원에서 태어나 평생을 갇혀 지낸 암컷 재규어가 만나 새끼를 낳았다. 1년 넘게 공들인 인간의 '주선'으로 가능했다.
1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동물단체 '리와일더링 아르헨티나 재단'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북부 차코주에서 지난달 30일 재규어 수컷 카람타와 암컷 타니아 사이에서 새끼 두 마리가 태어났다.
재단은 야생 수컷 재규어와 동물원 암컷의 짝짓기는 세계에서 유사한 사례를 찾지 못했다며, 태어난 새끼들이 점점 개체 수가 줄어드는 재규어 종족 보존의 상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카람과와 타니아의 '러브 스토리' 시작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연구자들은 차코주 국립공원의 깊은 숲속에서 재규어의 발자국을 발견했다. 일대에선 사라진 줄 알았던 재규어의 흔적을 발견한 연구자들은 발자국의 주인을 찾아 나섰고 곧 4살 수컷을 발견했다.

연구자들은 카람타라고 이름 붙인 이 수컷 재규어의 움직임을 관찰하다, 그가 짝짓기 상대를 찾아 숲을 누비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인근 야생엔 다른 재규어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카람타가 짝을 찾을 가능성도 희박했다.
외로운 카람타를 위해 재단은 지역 동물원에 사는 암컷 타니아를 맺어주기로 했다. 그러나 살아온 방식이 너무 다른 둘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연구자들은 일단 카람타가 사는 숲에 우리를 설치해 가끔 타니아를 데려다 놓았다. 둘은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알아가는 단계'를 거쳤다.
9개월간 천천히 정이 든 후 지난해 10월 마침내 '합방'을 했다. 완전한 야생도, 동물원 우리도 아닌 숲속에 설치된 대형 우리에서였다.
연구자들은 나흘을 함께 보낸 카람타와 타니아가 짝짓기에 성공했는지 처음엔 확신하지 못했는데, 반갑게도 곧 타니아의 배가 불러왔고 마침내 기다리던 새끼를 낳았다.
새끼들은 야생의 대형 우리에서 어미와 함께 시간을 보낸 후 2∼3년 후 때가 되면 아빠가 있는 야생으로 보내질 예정이라고 재단은 밝혔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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