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영상' 뉴스 봤다며 언급…백악관 "바이든에게 충격과 슬픔 상기"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상원에서 진행 중인 탄핵 심판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 판결을 받을지 여부와 관련해 일부 의원이 마음을 바꿔 먹었을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탄핵심판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어젯밤 9시가 지나도록 계속 일하느라 청문회 생중계를 보지 못했지만 다른 미국인과 마찬가지로 뉴스를 봤다"고 말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그러면서 "상원은 완수해야 할 매우 중요한 일을 하고 있고, 내 추측에는 일부 생각들이 바뀌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간 탄핵 심판에 '함구 모드'로 일관해왔던 바이든 대통령이었기에 비록 조심스럽긴 했지만 이날 그의 공개 언급에 관심이 쏠렸다.
그의 발언은 전날 하원 탄핵소추위원단이 공개한 새로운 영상·사진 등의 자료가 트럼프 유죄 선고의 확실한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소추위원단이 제시한 새 증거에는 지난달 6일 의회 난입 사태 때 마이크 펜스 당시 부통령과 상·하원 의원들이 긴급하게 대피하는 장면과 폭도들이 경찰관을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일부는 전기봉으로 무장한 장면 등이 담겼다.
트럼프 탄핵에 반대하는 공화당 상원의원들도 이런 장면을 보고는 마음을 돌리지 않겠느냐는 게 바이든의 기대 섞인 의중이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트럼프에 대한 최종 유죄 선고를 위해서는 공화당 상원의원 최소 17명의 이탈이 필요하지만, 지금까지 탄핵에 찬성하는 의원은 최대 6명으로 알려졌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의 유죄 판결이 가능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바이든은 예측하지 않는다면서도 의회 난입 당시 일어난 일에 대해 (바이든이) "매우 인간적이고 감성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사키 대변인은 해당 영상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그날 일어난 일을 보는 것이 얼마나 충격적이고 슬픈 것인지를 상기시켰다고 부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CNN 인터뷰에서 이번 탄핵 심판이 "일어나야 하는 일"이라고 했지만, 이후에는 "상원이 해결하도록 놔두자", "심판을 보지 않는다"고 말하는 등 거리 두기를 시도해 왔다.
사키 대변인도 지난 9일 브리핑에서 바이든이 의견을 밝히지도 쳐다보지도 않을 것이라면서 그의 초점은 사람들의 일터 복귀와 대유행 통제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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