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공화 하원의원 "사실 오도 역겹다" 정치권서도 파문 확산
학술저널도 자체조사 "우려 커 조사 착수"…내달 게재 계획 제동 걸리나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초기 미국 사회 관심사 급부상
(서울·뉴욕=연합뉴스) 고일환 강건택 특파원 안용수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로 규정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논문을 둘러싼 파장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해당 논문이 공개되자 하버드대 한인 학생회가 즉각 성명을 내며 반박하는 수준을 넘어 정치권과 학계까지 비판에 가세함에 따라 인권을 앞세우는 조 바이든 새 행정부가 들어선 미국 사회의 관심사로 급부상한 것이다.
공화당 소속인 영 김(한국명 김영옥·캘리포니아) 연방 하원의원은 1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램지어 교수의 주장은 진실이 아니고, 사실을 오도할 뿐 아니라 역겹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램지어 교수의 주장은 피해자들에게 상처를 주는 내용"이라며 "우리는 인신매매와 노예 피해자를 지원해야 한다. 이들의 인격을 손상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역사학계를 중심으로 램지어 교수의 논문 신뢰도에 대한 의구심도 증폭되고 있다.
이에 따라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게재하기로 한 국제 학술 저널이 우려를 표명하고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국제법경제리뷰(International Review of Law and Economics)는 홈페이지에 "해당 논문에 실린 역사적 증거에 관해 우려가 제기됐다는 점을 독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우려 표명'을 공지한다"며 "이러한 주장에 대해 현재 조사 중으로 국제법경제저널은 가능할 때가 되면 추가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법경제저널은 3월호에 논문을 실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연구 신뢰성에 문제가 제기되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앞서 일본과 한국 근현대사를 전공한 알렉시스 더든 코네티컷대 교수도 지난 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매춘부(prostitute)라는 단어는 어떠한 (위안부) 관련 표현의 올바른 영어 번역도 될 수 없다"라며 "고통을 겪은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그들의 존엄성을 되찾아주는 데 우선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이러한 역사를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버드대에서 한국사를 가르치는 카터 에커트 교수도 램지어 교수의 논문에 대해 "경험적, 역사적, 도덕적으로 비참할 정도로 결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버드대 로스쿨 한인 학생회(KAHLS)는 지난 4일 성명을 내고 "인권 침해와 전쟁 범죄를 의도적으로 삭제한 것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으며, 미전역의 법대 학생 800명도 이 성명에 연명했다.
램지어 교수는 '태평양 전쟁에서 성매매 계약'(Contracting for sex in the Pacific War) 논문에서 조선인 위안부와 일본인 위안부가 '성노예'가 아니라 자발적 '매춘부'인 것처럼 묘사하고, 일본 정부의 강요가 없었다고 주장해 큰 파문을 일으켰다.
aayy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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