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우선순위 설정했지만 접종 지연 속출
지병 탓 외출 못 하고 방문 인력에 감염위험 노출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중인 영국에서 홀로 사는 고령층이 사각지대로 드러나고 있다고 인디펜던트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에서 코로나19에 취약한 계층을 중심으로 이미 1천400만명 이상이 백신 1차 접종을 마쳤으나 80∼90대를 중심으로 누락, 지연 사례가 속속 발견되고 있다.
기력이 떨어지고 관절염 같은 지병 때문에 이동이 불편한 까닭에 집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는 노인이 주로 그런 사례다.
일부에서는 백신 접종을 위해 이들을 찾아오는 보건 인력 때문에 오히려 감염 우려가 커진다는 우려마저 나왔다.
이들 고령자는 영국 보건당국이 백신 접종에서 2순위로 설정한 집단인 만큼 이 같은 차질은 정책실패 가능성으로 주목을 받는다.
공공의료 체계인 국민보건서비스(NHS)의 대변인은 외출 불편과 관계없이 80세 이상이면 우선 대상자라는 게 원칙이라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요양원 거주자와 직원 ▲80세 이상 노인과 일선 의료진 ▲75세 이상 노인 ▲70세 이상 노인과 보건상 취약한 개개인 등 4대 우선순위 대상자 전원에게 오는 15일까지 접종을 마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인디펜던트는 집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고령자에게 백신 보급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차순위 대상자가 먼저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맷 행콕 영국 보건부 장관은 최근 하원에서 독거노인 소외를 질타당하자 대다수 지역에서는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행콕 장관은 "취약계층이라서 중요한 사안임은 분명하다"며 "외출을 못 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접종을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영국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400만명, 누적 사망자가 11만명을 넘는 피해국이자 전염력이 더 강한 변이 바이러스의 진원이다.
영국 정부는 중증을 예방해 추가 피해를 억제하고 집단면역을 앞당기기 위해 오는 5월 초까지 50세 이상 국민에게 전원 백신 접종을 마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jang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