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등 비판 세력 잇단 체포가 반발 키워…공무원 참여 여전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거리 시위가 13일에도 도시 곳곳에서 열리는 등 시민 불복종 운동이 8일째 이어졌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최대 도시 양곤에 수천 명의 시위대가 운집한 것을 비롯해 제2 도시 만달레이, 수도 레피도 등 다수 도시에서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이에 앞서 휴일(유니언 데이)인 전날에는 이번 쿠데타 이후 최다인 수십만 명이 시위에 참여했다.
이날 시위에도 교사, 의료진, 항공 관제사 등 공무원들이 대거 거리로 나왔다.
군정을 이끄는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이틀 연속 관영 매체 발표와 성명을 통해 공무원 업무 복귀와 시위 자제를 촉구한 것을 무색하게 한 것이다.
쿠데타에 반기를 드는 인사들에 대한 군정의 잇따른 체포나 체포 시도가 반발을 키우고 있다고 현지 언론과 외신이 전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의사를 포함해 시민 불복종 운동에 참여한 인사들이 영장도 없이 당국에 체포되거나 체포될 위기에 처하는 영상이 확산하면서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다.
특히 이 같은 탄압이 야간에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12일(현지시간) 이번 쿠데타 이후 정치인, 시민운동가, 언론인, 승려, 학생 등 350명 이상이 구금됐으며 대부분은 적법한 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얀마 정치범지원연합(AAPP)은 "사랑하는 가족이 어떤 혐의로, 어디로 끌려갔는지는 물론 어떤 상태인지도 모르는 실정"이라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이날 양곤 시위에서는 "야간 납치를 중단하라"는 글이 적힌 플래카드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국영 매체는 전날 미얀마 곳곳에서 수천 명이 친(親)군부 시위에 참여했다고 선전전을 폈으나 사실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심각한 부정이 발생했음에도 문민정부가 이를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youngky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