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평화협상 개시 후 희생자 오히려 늘어"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지난 3년간 아프가니스탄에서 65명의 언론인과 인권운동가가 '표적 살인'에 의해 희생된 것으로 집계됐다.
dpa통신과 아프간 톨로 뉴스는 15일 유엔아프간지원단(UNAMA)의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표적 살인은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테러가 아니라 특정인을 겨냥해 폭탄 공격이나 총격을 가하는 테러를 말한다.
UNAMA가 2018년 1월 1일부터 올해 1월 21일까지 3년간 아프간에서 발생한 각종 테러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인권운동가 32명과 언론인 33명이 표적 살인으로 숨졌다.
보고서는 지난해 9월 아프간 정부와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 간의 평화협상이 시작된 이후 희생자는 오히려 더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UNAMA에 따르면 작년 9월부터 4개월 동안 언론인과 인권운동가 11명이 테러로 희생됐다. 3년간 희생된 이들의 17%가 이 기간에 집중된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7일 톨로뉴스 앵커 출신인 야마 시아와시가 자택 근처에서 자신이 탄 차량이 폭발하면서 그 자리에서 숨졌고, 지역 민영 방송사인 에네카스TV에 근무하던 앵커 말랄라이 마이완드도 지난해 12월 10일 자택 근처에서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라디오 리포터인 알리야스 다이이, 아리아나 뉴스에 근무하던 파르딘 아미니, 과거 AP통신에서 일했던 라흐마툴라 니크자드 등도 최근 줄줄이 희생됐다.
이런 상황 때문에 언론인들은 자신과 가족의 안전을 위해 자기 검열을 하게 됐고 아예 직업을 옮기거나 해외로 떠난 이들도 많다고 UNAMA는 설명했다.
데보라 라이온스 UNAMA 대표는 "대화와 정치적 합의를 통한 분쟁 종식 노력에 초점이 맞춰져야할 때 인권운동가와 언론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더 나와야 하지만 오히려 잠잠해지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탈레반이 이런 테러의 배후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탈레반이 평화협상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폭력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암룰라 살레 아프간 제1부통령은 "탈레반이 최근 표적 살인의 배후"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탈레반은 아프간에서 최근 정부군을 향한 공세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언론인 등을 대상으로 한 표적 살인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공개적으로 부인해왔다.
탈레반은 2001년 미군 공격으로 정권을 잃었지만 이후 반격에 나서 국토의 상당 부분에서 세력을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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