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 격리해제된 이재용 부회장…삼성전자 투자 결정 빨라지나

입력 2021-02-16 09:08   수정 2021-02-1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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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중 격리해제된 이재용 부회장…삼성전자 투자 결정 빨라지나
17일부터 이 부회장 일반 접견 허용…경영진 등 면회 줄이을 듯
평택·미국 등 대규모 반도체 투자 현안 의사 결정 초읽기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지난달 18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재수감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지침에 따른 4주간의 격리를 마쳤다.
이에 따라 17일부터 일반인 접견이 가능해지면서 삼성전자의 투자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의사결정이 빨라질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대응 지침에 의한 4주 격리를 마치고 지난 15일 일반 수용실로 옮겼다.
4주 동안 이 부회장은 제한된 장소에서 변호인 접견만 가능했으며, 코로나19 대응 지침으로 변호인들도 유리 칸막이로 막힌 공간에서 마이크를 사용해 대화를 나눴다.
이로 인해 변호인들조차 이 부회장과 충분한 대화를 나누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15일부터 이 부회장의 격리가 해제된 데다 수도권 거리두기 단계도 2단계로 완화되면서 변호인단은 변호인 접견실에서 대면 접견이 가능해지고, 일반인 면회도 허용된다.
교정당국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16일부터 일반인 접견 신청을 받아 17일부터 면회를 시작한다.
이 부회장의 일반인 접견이 가능해지면서 재계는 삼성전자의 경영 현안에 대한 의사결정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전자 정현호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사장, 이인용 대외협력사장을 비롯해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 대표이사 부회장 등 경영진들과의 면회를 통해 중대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가장 큰 현안은 반도체 투자 결정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평택 3라인 착공과 미국 오스틴 등에 대규모 투자 결정이 임박한 상태다.
평택 3라인은 지난해 6월부터 터파기를 시작해 현재 본격적인 골조 공사를 앞두고 있는데 투자금액이 3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본격적인 착공(골조 공사)에 들어가면서 어떠한 설비 라인을 넣을 지도 확정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의 반도체 공장 신설도 추진하고 있다.
인텔이 일부 반도체에 대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외주를 검토중이고 대만의 TSMC가 올해 미국, 일본을 포함해 대규모 투자계획을 공개한 가운데 삼성도 더 늦기 전에 미국에 추가 투자 결단을 내려야 한다.
삼성전자는 현재 파운드리 공장이 있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을 포함해 애리조나, 뉴욕 등에서 투자를 위한 인센티브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업계는 현재 14나노미터(nm) 파운드리 설비를 가동중인 텍사스 오스틴의 공장 증설을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정부 재무국에 제출한 투자의향서에 딸린 경제적 파급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공장 건설을 위해 총 170억달러(약 19조원)를 투자하며 인근 지역에 약 89억달러(약 10조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오스틴 공장 인근에 새로운 부지를 확보해 용도변경도 마친 상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평택, 미국 투자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 부회장이 관여하고 투자계획이 진행돼 온 사안"이라며 "이 부회장이 비록 수감 중이지만 일반 접견이 가능해진 만큼 조만간 투자 계획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 역시 구속 사흘 만인 지난달 21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제가 처한 상황과 관계없이 삼성은 가야 할 길을 계속 가야 한다"면서 "투자와 고용 창출이라는 기업의 본분에도 충실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조만간 홍라희 여사 등 가족 면회가 시작되면서 고(故) 이건희 회장 재산에 대한 상속 문제도 매듭지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의 상속세 납부 기한은 오는 4월까지로 그 사이에 주식과 부동산·미술품 등 상속 재산 평가와 유족간 재산과 주식 배분, 12조원이 넘어설 것으로 보이는 상속세 조달 방안을 확정해야 한다.
대규모 인수합병(M&A)은 이 부회장 석방 이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새로운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하면서 올해부터 3년 이내에 대규모 M&A를 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아직 구체적인 인수 대상이 특정되지 않은 만큼 추후 이 부회장이 직접 M&A 집행을 진두지휘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s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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