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부터 취업제한 풀려…㈜한화 등 대표이사 복귀 여부 관심
세 아들에게 경영권 승계 본격화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취업제한이 18일 끝나면서 김 회장의 공식적인 경영 복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 일각에선 김 회장이 7년 전 내려놓았던 대표이사 겸 등기이사를 다시 맡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당분간 등기이사로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등기이사 복귀 여부와 상관없이 김 회장이 법적 제한없이 경영 전면에 나설 수 있게 됐기 때문에 미래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김승연 회장 7년 만에 귀환…어떤 타이틀 맡을까
김 회장은 2012년 8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기소돼 2014년 2월에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의 판결을 받았고 2019년 2월 집행유예가 종료됐다.
배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집행유예의 경우 형이 종료된 날로부터 2년간 해당 회사의 취업이 금지되는데 김 회장은 이달 18일에 취업제한이 종료됨에 따라 19일부터 공식적인 경영 복귀가 가능하다.
김 회장이 2014년 판결 직후 ㈜한화 등을 포함해 총 7개 계열사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던 만큼 7년 만의 공식적인 귀환인 셈이다.
김 회장이 그간 회사 경영 전반에서 손을 뗀 것은 아니었다. 다만 19일부터는 법적인 제약이 사라지면서 적극적으로 경영 보폭을 확대할 수 있다.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 회장이 취업제한이 풀린 뒤 어떤 타이틀을 달게 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재계 일각에선 7년 전까지 그룹 회장과 함께 7개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을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해온 만큼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한다.
회사의 지주회사격이면서 김 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한화가 대표적이다. 방산·항공 모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의 대표이사를 겸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김 회장이 대표이사를 물러나 있는 동안 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부상한 한화솔루션[009830]은 현재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사장이, 차남인 김동원 전무는 한화생명을 각각 책임지고 있고 삼남인 김동선 상무보는 최근 한화에너지로 복귀한 상태여서 향후 후계 구도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김 회장의 대표이사 복귀는 다음달 열리는 주주총회를 전후해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그러나 김 회장이 회장 타이틀만 갖고 등기이사는 맡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많다.
과거보다 등기이사의 법적 책임이 더 커진데다 김동관 사장을 중심으로 3세 경영이 본격화한 만큼 서둘러 등기이사에 복귀할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다.
김 회장의 나이가 70대에 접어드는 만큼 그룹 내에서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는 세 아들을 대상으로 경영권 수업을 강화하면서 승계 작업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우주·항공·수소 에너지 등 신사업 가속…전경련 회장 가능성은 작아
김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되면서 그룹의 미래 먹거리 발굴과 투자 등은 본격적으로 드라이브가 걸릴 전망이다.
김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항공·우주를 비롯해 모빌리티(운송수단), 그린수소 에너지 등 신사업에 박차를 가해달라며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13일 김 회장의 신년사 직후 인공위성 전문업체인 쎄트렉아이[099320] 지분 30%를 사들이기로 하는 등 우주 사업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인 한화시스템[272210]도 위성 탑재체인 영상레이더(SAR)와 위성 안테나 등 위성 사업과 더불어 도심 에어 택시와 같은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지난달 프랑스 토탈과 합작회사를 설립해 미국 시장에서 태양광사업 개발과 운영을 확장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 미국 인맥 등을 최대한 활용해 글로벌 투자를 확대하는 등 신사업 확대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 회장의 복귀 시점과 맞물려 차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허창수 회장의 임기가 이달로 만료됨에 따라 현재 전경련 부회장직을 맡고 있으면서 앞서 전경련에서 왕성한 활동을 해온 김 회장이 차기 회장을 맡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다.
그러나 재계 관계자는 "현 정부 들어 국정농단 사태로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전경련의 회장직을 이제 막 경영에 공식 복귀하는 김 회장이 맡을 가능성은 작다"며 "김 회장이 전경련 회장을 맡더라도 지금은 아닐 것"으로 예상했다.
sm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