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회장에는 최태원 단독 추대…무역협회 수장은 구자열 유력
허창수 전경련 회장도 이달 임기 끝나…경총은 상근부회장 선임해야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의 지도부가 바뀔 것으로 보여 우리나라 주요 경제단체들이 변화의 중심에 놓였다.
이른바 '공정경제3법'과 노동조합법 등 기업을 규제하는 여러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경제단체들의 대표성과 파워가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어서 리더십의 변화가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16일 경제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수장 교체를 가장 먼저 공식화한 곳은 대한상공회의소다.
대한상의는 박용만 회장의 후임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단독 추대한 상태다.
국내 4대 그룹 총수가 대한상의 회장을 맡는 것은 최 회장이 처음으로, 그는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았던 부친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에 이어 우리나라의 주요 경제단체를 이끌게 된다.
대한상의가 회원사가 18만 개에 달하는 국내 최대 종합경제단체이고, 현 정권이 협상 채널로 가장 우선시하는 단체임을 고려하면 신임회장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크다.
재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늘 새로운 리더십을 꾀하는 최태원 회장이 (대한상의에) 어떤 변화를 이뤄낼지 기대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는 전국경제인연합회도 26일 정기 총회에서 회장이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
2011년부터 5번 회장을 맡으며 10년간 전경련을 이끌어 온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임기가 이번달 끝난다.
하지만 아직 후임자에 대한 뚜렷한 하마평이 나오지 않고 있다.
박근혜 정부시절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삼성, 현대차 등 4대 그룹이 탈퇴하는 등 전경련이 시련을 겪었기 때문에 선뜻 회장을 맡겠다는 재계 총수가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허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이 후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도 현재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이다.
무역협회는 이날 임시 회장단 회의를 열고 후임 회장 관련 논의를 진행했으며 19일 차기 회장을 추대할 계획이다.
차기 회장으로는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장관급 관료 출신이 맡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여파에도 수출이 경제를 떠받치는 등 무역협회의 역할이 더욱 커지는 상황이어서 관료 출신보다는 기업인 출신이 더 적임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또 다른 경제단체인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김용근 상근부회장이 임기 1년을 앞두고 사임하면서 차기 부회장 선임 작업에 들어갔다.
후임자는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 원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장은 산업자원부 산업정책국장과 지식경제부 무역투자실장 등을 거쳐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현대경제연구원 원장을 역임했다. 이 원장은 손경식 경총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맡을 당시 상근부회장으로 재직한 바 있다.
경총은 17일 회장단 회의를 열어 김 부회장 후임 문제를 논의한 후 24일 총회에서 후임자를 선임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제단체 수장들이 이렇게 대거 바뀌는 경우는 드물었다"면서 "경제단체는 물론 재계 입장에서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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