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사실 모르다 갑자기 출산하는 경우 드물지만 가능"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의 여성이 성관계 없이 임신했고, 임신 사실을 안 지 불과 한 시간 만에 출산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자 경찰이 사실관계 조사에 나섰다.
16일 트리뷴뉴스 등에 따르면 서부자바주 찌안주르 수카푸라마을에 사는 시티 자이나(25)라는 여성이 지난 10일 오후 딸을 출산한 뒤 "성관계 없이 기적적으로 임신했다"고 주장해 소동이 벌어졌다.
시티는 "10일 오후 기도를 드리느라 엎드렸는데 자궁 속에 바람이 들어오는 느낌이 있었다"며 "배가 아프더니 부풀어 올랐고 곧바로 보건소로 달려가 출산했다"고 지역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말했다.
시티는 보건소에서 정상적으로 출산했고, 아기의 몸무게는 2.9㎏이었다.
시티는 홀로 두 살배기 딸 한 명을 키우는 여성으로, 두 번째 출산 1시간 전까지 임신 증상을 전혀 못 느꼈고 생리도 규칙적이었다고 말했다.
시티는 당초 넉 달 전 남편과 헤어진 '싱글맘'으로 알려졌으나 결혼 담당 종교사무국(KUA)은 "시티가 2017년 5월 2일 결혼했고, 법적으로 여전히 혼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 보건소 소장은 시티의 주장과 관련해 "의학적으로 '수수께끼 임신'(cryptic pregnancy) 혹은 '숨겨진 임신'(hidden pregnancy)에 해당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출산 직전까지 임신 사실을 전혀 못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방영된 TV 다큐멘터리 '나는 임신 사실을 몰랐다'(I Didn't Know I Was Pregnant) 시리즈를 보면 출연자들이 임신 기간 동안 생리가 끊기지 않고, 입덧이나 체중증가 등 임신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채 출산했다.
전문가들은 드물긴 하지만 임신 거부, 성폭력 등 심리적 문제 때문에 출산 직전까지 임신 증상이 없을 수 있다고 본다.
[인니 유튜버 채널 Wa Kucir Official]
시티의 주장이 현지 매체에 보도된 뒤 네티즌들은 "기적의 아이를 낳았다는 건가?", "황당하다"는 반응과 함께 신생아의 아빠가 누구인지에 관심을 보였다. 이웃 주민들은 경찰에 신고도 했다.
해당 마을 경찰서장은 "지역 사회에 더는 논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티가 어떻게 임신하고 출산했는지 사실관계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대중에게 엉뚱한 소문이 퍼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시티를 임신시킨 남성을 찾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2017년에도 미혼 여성이 "성관계 없이 임신했고, 임신 사실을 안 지 3시간 만에 출산했다"고 주장했고, 작년 7월에는 서부자바주 타시크말라야에서 30대 여성이 임신 사실을 안 지 1시간 만에 출산해 언론에 보도됐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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