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와 공동 설계…다양성 존중·개인정보 보호 다짐 담겨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실천할 것"…스타트업에도 공유 추진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네이버가 서울대학교와 함께 '인공지능(AI) 윤리 준칙'을 만들어 발표했다.
네이버는 차별 없고 안전한 AI를 만들기 위해 모든 구성원이 준칙을 준수하겠다고 선언했다. 기업과 학계가 머리를 맞대 AI 윤리 준칙을 만든 것은 업계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네이버는 서울대 AI 정책 이니셔티브(SNU AI Policy Initiative·SAPI)와 17일 오후 공동 웨비나를 열고 '네이버 AI 윤리 준칙'을 내놓았다.
네이버는 준칙의 전문(前文)에 "AI 기술은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일상의 도구'"라고 명시했다.
네이버 송대섭 책임리더(이사)는 "네이버가 AI를 바라보는 관점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준칙에는 ▲ 사람을 위한 AI 개발 ▲ 다양성의 존중 ▲ 합리적인 설명과 편리성의 조화 ▲ 안전을 고려한 서비스 설계 ▲ 프라이버시 보호와 정보 보안 등 5가지 조항이 담겼다.
네이버는 첫 번째 조항을 통해 "AI 개발과 이용 과정에서 인간 중심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겠다"며 "AI는 삶을 편리하게 만들 기술이지만 완벽할 수 없으므로, 지속해서 살펴보고 개선하겠다"고 선언했다.
두 번째 조항에는 "다양성의 가치를 고려해, AI가 모든 사람에게 부당한 차별을 하지 않도록 개발하고 이용하겠다"는 약속이 담겼다.
네이버는 세 번째와 네 번째 조항에서는 AI에 관해 이용자에게 합리적으로 설명할 책무를 다할 것이며, AI 서비스 전 과정에서 유해함이 없도록 안전하게 설계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섯 번째 조항에서는 AI 개발·이용에서 개인정보 보호 관련 법적 책임과 의무를 넘어서 이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2월 SAPI가 제안한 AI 원칙 참고안에 네이버의 관점을 담아서 윤리 준칙을 작성했다.
네이버와 SAPI는 2018년부터 AI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살펴보는 작업을 벌였다.
네이버는 SAPI와 함께 준칙 초안을 작성한 다음 지난해 말에 사내 개발 리더의 검토를 거쳤고, AI와 업무 연관성이 높은 구성원을 모아 온라인 간담회를 열었다.
송 이사는 웨비나에서 "추상적 논의보다는 실제 개발 현실에서 고민하는 객관적 시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렇게 학계와 기업이 함께 준칙을 만든 것은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모델"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AI 윤리 준칙이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단계적인 실천 방안을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하나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마련해 사내 프로젝트를 하거나 신규 서비스를 개발할 때 AI 윤리에 관해 문의할 수 있도록 하고, 필요할 경우 SAPI와도 협업할 방침이다.
커뮤니케이션 채널에서는 실제 개발 현장의 사례를 담은 이슈 페이퍼를 발간하고 채널 운영 경과를 담은 프로그레스 리포트도 발간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AI 챗봇 '이루다' 관련 사례처럼 스타트업이 자체 AI 윤리 준칙을 수립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네이버의 준칙을 스타트업에 제공할 방안도 고민하기로 했다.
스타트업 지원기관과 연계해 네이버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달할 전망이다.
송 이사는 "AI 윤리 준칙은 이제 시작일 뿐이고, 앞으로 계속 개선해나갈 것"이라며 "준칙이 구호에 그치지 않고 모든 구성원이 자연스레 실천하도록 조직 문화로 정착시키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h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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