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베이성 코로나 사망자 당국 발표보다 최소 5배"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에서 재작년 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처음 보고된 후베이(湖北)성에서 노인 15만명가량이 갑자기 사라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 당국이 76일간 봉쇄했던 후베이성 우한(武漢)의 코로나19 사망자 수를 축소 발표했다는 의혹이 이어지는 가운데 또다른 '미스터리'가 제기된 셈이다.
17일 홍콩 빈과일보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보도를 인용해 지난해 1분기 후베이성이 80세 이상 노인에게 지급하는 연금 명단에서 갑자기 15만여명의 이름이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RFA는 후베이성 민정부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이어 현지 관리들이 노인 연금 명단에서 15만여명의 이름이 증발한 것에 대해 설명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해당 기간 치러진 장례식과 매장 건수를 언론이나 대중이 집계하는 것도 금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지 활동가들이 당국의 여러 공식발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화장 건수가 급증했음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1분기 후베이성에서 약 41만 건의 화장이 진행됐는데, 2019년과 2018년 같은 기간에는 각각 37만4천 건과 36만 건의 진행됐다.
공식 통계로만 봐도 3만~4만 건이 증가한 셈이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우한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3천869명이다.
중국 전역으로 확대해도 코로나19 공식 누적 사망자는 4천636명이다.
현지 활동가 류쥔은 지난해 1분기 후베이성에서 당국 공식 발표보다 최소 5배 이상 많은 사람이 사망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익명의 학자는 빈과일보에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매년 노인 인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노인 연금 신청자 수가 급격히 줄었다는 것은 비정상적"이라고 지적했다.
빈과일보는 이 RFA의 보도가 최근 코로나19 기원 조사를 위해 우한을 찾았던 세계보건기구(WHO) 조사팀이 2019년 12월 우한에서 이미 유전자 서열이 상이한 13종의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한 것을 확인했다는 CNN의 보도 이후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WHO 우한 현지조사팀을 이끈 페터 벤 엠바렉 박사는 CNN과 인터뷰에서 "바이러스가 우한에서 2019년 12월에 광범위하게 돌고 있었다"면서 이는 당시 우한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1천명 이상이었을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올해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맞아 우한에서 추모 국화가 동이 났다고 지난 14일 보도했다.
중국에서는 음력 새해 첫날 자정이 지나면 지난해 떠나간 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향을 피우고 흰색과 노란색 국화를 헌화하는 풍습이 있는데, 올해 우한에서는 춘제날인 12일 오전 국화가 일찌감치 동이 났다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공식발표보다 많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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