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벨기에 등 10개국…입국·비필수 여행 제한 등 도입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유럽 국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국경 통제와 여행 제한 조치를 잇따라 다시 도입하면서 솅겐 지역 내 자유 이동 차질에 대한 우려가 또 한 번 제기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전문매체 EU옵서버와 벨기에 브뤼셀타임스에 따르면 유럽의 국경 간 자유 이동 지대인 솅겐 지역에서 최근 국경 통제를 재도입한 국가는 10개국이다.
독일, 스페인, 벨기에, 체코, 덴마크, 헝가리, 오스트리아, 포르투갈, 핀란드 등 9개 EU 회원국과, EU 회원국은 아니지만 솅겐 협정에 가입된 노르웨이로, 제한 조치의 세부 내용은 국가별로 다르다.
솅겐 지역에서는 국경 통과 시 여권 검사 등을 생략해 가입국 간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EU 27개 회원국 가운데 22개국과 노르웨이, 스위스,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등 26개국이 솅겐 협정에 가입돼 있다.
독일의 경우 지난 14일부터 체코, 오스트리아와의 국경을 통제하면서 국경 검문소에서는 트럭 등 물류 차량의 통행이 지연돼 심한 교통 체증이 빚어졌다.
이에 따라 자동차 업체들의 핵심 부품 조달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제도로운송연합(IRU)은 지난 15일 독일의 이번 국경 통제 조치는 유럽 전역에서 화물 도로 운송에 혼란을 야기할 발단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도 독일의 조치에 우려를 표하면서 회원국들에 조율된 접근을 촉구하고 있다. 이웃 EU 국가들은 일방적인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EU 집행위는 벨기에의 비필수 여행 금지 조치에 대해서도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초기에도 각 회원국이 앞다퉈 일방적인 역내 국경 통제에 나서면서 '솅겐 협정'의 기능이 사실상 일시 중단되고, 사람뿐 아니라 국경을 오가는 물자 수송에도 차질이 빚어진 바 있다.
솅겐 협정은 각국 정부가 공공 정책이나 내부 안보에 위협이 되는 예외적인 상황에서 일시적인 국경 관리, 통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경우 EU 집행위원회에 통지해야 한다.
하지만, 각국이 일방적으로, 다른 국가들과 철저한 조율 없이 이 같은 조처를 하는 경우가 빈번한 상황이다.
앞서 EU 집행위는 코로나19에 따른 국경 통제 조치와 관련해 조율된 접근 원칙 등을 내용으로 하는 권고안을 내놓았고, 회원국들도 이에 동의했다.
그러나 이는 권고일뿐 법적 구속력은 없어 각국이 개별적인 조치를 결정할 경우 EU 집행위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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