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발발 1년' 이탈리아 1번 환자 "다 잊고 싶을뿐"

입력 2021-02-20 20:39  

'코로나19 발발 1년' 이탈리아 1번 환자 "다 잊고 싶을뿐"
현지언론 인터뷰 "유일한 바람은 일상 복귀"…코로나로 부친도 잃어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 코도뇨 지역에 거주하는 마티아 마에스트리(39) 씨는 정확히 1년 전 악몽과 같은 경험을 생생히 기억한다.
마에스트리 씨는 작년 2월 20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바이러스 발원지로 지목된 중국을 넘어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첫 지역 감염 환자가 발생한 것이다.
이탈리아에 닥친 기나긴 비극의 시작이었다.
그는 확진 판정을 받기 며칠 전 발열 증세가 나타나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병원 측은 그가 중국을 방문하지도, 중국인이나 중국을 방문한 사람을 접촉하지도 않았다며 코로나19 검사 대상에서 배제했다.
이후에도 고열이 사라지지 않자 다시 병원에 갔고 결국 코로나19 감염이라는 생각지도 못한 검사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보건당국은 마에스트리 씨가 어떤 경로로 코로나19에 감염됐는지 역학조사를 벌였으나 끝내 근원을 찾지 못했다. 그는 보건당국과 언론에 의해 '1번 환자'로 지정됐다.
그 한참 전인 2019년 11월부터 이탈리아에 바이러스가 돌고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속속 공개됐지만, 그에게 붙은 '1번 환자'라는 별칭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현지 여러 언론은 '코로나19 발발 1년'을 조명하며 여전히 마에스트리 씨를 '1번 환자'로 지칭한다.
한 달간의 병원 입원 치료를 거쳐 건강을 회복했으나 감염 당시의 기억을 되새기는 건 그에게 여전히 큰 고통이다.
다국적 기업 유니레버의 연구원으로 일하는 마에스트리 씨는 최근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 가진 인터뷰에서 "나를 구해준 의사들에게 큰 빚을 졌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그냥 다 잊고 싶다"고 말했다.



마에스트리 씨는 작년 3월 19일 코로나19로 부친을 잃는 슬픔도 겪었다. 당일은 이탈리아의 '어버이날'이었다. 다른 가족 구성원 4명도 바이러스 감염으로 병원 신세를 져야했다.
그는 주변의 지나친 관심이 부담스럽다면서 "내가 바라는 유일한 것은 이전의 일상으로 완전히 돌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랜 공백을 끝내고 작년 9월에는 평소 좋아하던 마라톤과 축구 등 스포츠 활동도 재개했다.
그는 세간에서 자신을 '1번 환자'로 지칭하는데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이탈리아에서 처음으로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일 뿐 첫 감염자가 아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마에스트리 씨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사람들이 이해해야 한다"며 마스크 착용과 안전거리 유지 등의 개인 방역지침 준수를 당부하기도 했다.
19일 기준으로 이탈리아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1만5천479명, 사망자 수는 353명이다. 누적으로는 각각 278만882명, 9만5천235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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