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대통령 "여기는 베트남 아냐. 정부 무너지고 있지 않아"

입력 2021-02-23 12:16  

아프간 대통령 "여기는 베트남 아냐. 정부 무너지고 있지 않아"
BBC 인터뷰…"국제사회 일관성에 기대…평화엔 정치적 타협 필요"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최근 아프가니스탄에서 외국군 철수, 평화협상 교착, 탈레반 공세 강화 등 여러 난제가 속출한 가운데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이 정부는 아직 건재하며 평화협상에 기회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니 대통령은 22일 영국 공영 BBC방송과 인터뷰에서 "이곳은 베트남이 아니다"라며 "정부는 무너지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미군 철수 후 곧바로 공산화된 베트남처럼 아프간도 미국이 떠나고 나면 무장 반군조직 탈레반의 손에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아프간과 베트남은 상황이 다르다고 강조한 것이다.
다만 그도 최근 상황이 불안정하다는 점은 인정했다.
가니 대통령은 미군이 철수하면 아프간이 내전 상태에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며 "나는 비극을 피하기 위해 일관성의 힘에 기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간 미래에 대한 국제사회의 최근 새로운 일관성과 미국 새 정부-아프간 정부 간의 관계에 대해 기쁘게 여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필요한 외국 주둔군 수나 주둔 지속 희망 시기에 대해서는 "전쟁의 강도에 달린 문제"라고 답했다.

미국은 1만2천여명에 달했던 아프간 주둔 미군 수를 2천500명까지 줄인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기인 지난해 2월 타결된 미국-탈레반 간 평화합의에 따른 것이다.
당시 미국은 14개월 내 미군 등 국제동맹군 철수를 약속했고, 탈레반은 아프간에서의 극단주의 무장조직 활동 방지와 함께 아프간 정파 간 대화 재개 등에 동의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국이 아프간에서 발을 빼기 위해 탈레반에 지나치게 많이 양보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조 바이든 행정부는 평화합의 내용을 재검토하고 있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적절한 시기가 되기 전까지는 나토군을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탈레반은 연일 미국과 나토 측에 대해 철군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하고 있으며 아프간 본토에서의 공격도 강화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9월 카타르 도하에서 시작된 아프간 정부-탈레반 간 평화합의도 최근 사실상 교착 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가니 대통령은 그럼에도 평화협상이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다는 희망을 드러냈다.
그는 "평화정착의 속도를 높일 기회의 창이 있다"며 "군사력 사용은 해법이 아니며 정치적 타협에 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적으로도 특정 행동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는 시그널을 보내는 일관된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가 말한 특정 행동은 최근 탈레반의 공세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국토의 90%가량을 장악했던 탈레반은 2001년 9·11 테러를 일으킨 오사마 빈 라덴을 비호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침공을 받아 정권을 잃었다.
탈레반은 이후 반격에 나섰고 현재 국토의 절반 이상에서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전문가들은 탈레반이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기 위해 공세를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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