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베트남이 미국으로부터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된 가운데 베트남 중앙은행(SBV)이 외환 매입 빈도를 하루에서 1주일로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VOV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SBV는 지난 17일부터 매주 한 차례, 수요일에 외환을 매입하고 수요일이 공휴일이면 이어지는 가장 가까운 평일에 매입하기로 했다.
SBV는 이는 환율이 시장에 따라 움직이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로이터 통신에 밝혔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해 12월 베트남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이는 ▲지난 1년간 200억 달러를 초과하는 현저한 대미 무역 흑자 ▲국내총생산(GDP)의 2%를 초과하는 상당한 경상수지 흑자 ▲12개월간 GDP의 2%를 초과하는 외환을 순매수하는 지속적·일방적인 외환시장 개입 등 세 가지를 모두 충족했다는 이유에서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미국은 해당 국가에 대해 환율 저평가 및 지나친 무역흑자 시정을 요구하게 된다.
또 1년이 지나도 개선되지 않을 경우 해당국에 대한 미국 기업의 투자 제한, 해당국 기업의 미 연방정부 조달계약 체결 제한, 국제통화기금(IMF)에 추가적인 감시 요청 등 구체적인 제재에 나설 수 있다.
베트남은 작년 6월 기준 직전 1년간 대미 무역흑자액이 580억 달러로 전년 470억 달러보다 증가했고, 외환시장 개입도 같은 기간 GDP 1% 미만에서 5% 이상으로 늘었다.
또 베트남은 옛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최근 몇 년간 미국 수출이 급격히 증가한 곳이다.
특히 작년에는 11월까지 대미 수출 규모가 전년보다 25.7% 증가한 699억 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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