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랑우탄도 코로나 걸릴라…인도네시아, 방사 미루고 헬기 이송

입력 2021-02-24 10:36  

오랑우탄도 코로나 걸릴라…인도네시아, 방사 미루고 헬기 이송
인간 유전자와 97% 동일…헬리콥터 이용해 감염 위험 줄여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의 오랑우탄 보호단체가 재활훈련을 마친 오랑우탄 10마리를 최근 보르네오섬에 방사했다.
이 단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코로나19) 발생 후 오랑우탄도 감염될까 봐 1년간 미루다 방사를 결정했다.



24일 보르네오 오랑우탄 서바이벌 재단(BOS)이 전날 배포한 성명에 따르면 지난주부터 7마리의 오랑우탄을 보르네오섬 중부 칼리만탄에, 3마리를 동부 칼리만탄의 보호구역에 각각 방사했다.
이 단체는 방사 과정에 오랑우탄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을 우려해 헬리콥터를 동원, 이송 거리를 최대한 단축했다. 평소에는 트럭과 보트를 이용해 2박 3일이 걸렸다.
오랑우탄과 인간의 유전자는 97% 동일하다.
이 단체는 "유전적 유사성을 고려할 때 오랑우탄들은 호흡기 질환에 취약하고,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며 작년 2월 이후 오랑우탄 방사를 미뤘다.
1991년 설립된 BOS는 보르네오섬에 재활센터 두 곳을 설치하고, 각지에서 구조한 오랑우탄을 야생에 돌려보낼 훈련을 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총 460여마리의 오랑우탄을 방사했다.



이번에 방사된 오랑우탄 가운데 한 마리는 '네누아'라는 이름의 열아홉 살짜리 암컷이다.
네누아는 2006년 태국에서 구조돼 보르네오섬 재활센터로 왔다.
비슷한 시기에 들어온 오랑우탄 48마리 가운데 네누아를 포함해 총 6마리만 숲으로 돌아갔고, 나머지는 우리에 갇혔던 세월이 너무 길어서 숲에서 생존할 기술을 배우지 못하고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BOS의 수의사 비비 드위 산티는 "만약 오랑우탄이 호흡기 질환 증상을 보이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혹시라도 단체 직원 가운데 확진자가 나오면 그가 접촉한 오랑우탄들의 감염 여부를 모두 추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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