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약속 맞추려 내리막 곡선구간 과속?…"조급해 보였다"

입력 2021-02-24 17:49   수정 2021-02-24 19:23

우즈, 약속 맞추려 내리막 곡선구간 과속?…"조급해 보였다"
중앙분리대 넘어 전복될 정도로 과속 정황…차량제어 실패 가능성
골프 프로그램 촬영 약속 늦어 서둘러 숙소에서 차 몰고 출발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자동차 전복사고로 다리를 심하게 다친 가운데 사고 원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즈는 23일(현지시간) 오전 7시 12분께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의 내리막길 도로에서 사고를 당했다.
우즈는 과거 약물 복용 상태에서 교통사고를 낸 전력이 있고, 길에 주차해둔 차에서 잠을 자다 음주 운전이 의심돼 경찰에 체포된 적도 있어 이번에도 약물 복용과 음주 등에 따른 운전 장애가 사고 원인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하지만, 경찰은 사고 경위와 관련한 초동 수사에서 약물이나 음주에 따른 사고의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신 경찰은 과속을 사고의 한 원인으로 추정했다.
우즈가 몰던 스포츠유틸리티차(SUV)는 중앙분리대와 반대편 2개 차선을 넘어 수십m가량을 데굴데굴 구를 정도로 빠른 속도로 달렸다. 하지만, 사고 직전 급제동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내리막 곡선구간 과속으로 원심력이 크게 작동하며 제때 자동차 제어를 할 수 없었다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알렉스 비야누에바 LA카운티 보안관은 "(사고 차량이) 정상 속도보다 비교적 더 빠르게 달린 것 같다"며 "사고가 난 도로는 내리막길에 곡선 구간으로, 이 도로는 사고 빈도가 높은 곳"이라고 밝혔다.
이 구간 제한속도는 시속 45마일(72㎞)이지만, 80마일(128㎞) 이상으로 달리다 적발되는 차량이 있을 정도라고 경찰은 전했다.



만약 우즈가 위험 구간에서도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면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미국 연예매체 TMZ 등은 우즈가 사고 당시 약속 시간을 맞추기 위해 급하게 서둘렀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우즈는 지난 주말 LA 인근에서 열린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대회에 선수로 출전하지 않았지만, 주최자 자격으로 참석해 시상식 일정 등을 소화했다.
우즈는 이어 미국 TV채널 디스커버리가 운영하는 골프TV와 함께 유명 스포츠선수와 연예인에게 골프 레슨을 하는 프로그램을 촬영했다.
22일에는 코미디언 데이비드 스페이드, 농구선수 드웨인 웨이드와 함께 촬영 일정을 소화했고, 사고 당일에는 미국프로풋볼(NFL) 유명 쿼터백 드루 브리즈, 저스틴 허버트와 촬영 약속이 있었다.
약속 시간은 오전 7시 30분이었으나 우즈는 7시가 넘어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우즈가 묵던 호텔에서 촬영이 예정된 골프장까지는 차로 1시간 거리였다.
호텔 직원들에 따르면 우즈는 급하게 차에 탑승해 시동을 걸었지만, 호텔 앞에서 짐을 싣던 다른 차 때문에 바로 출발하지 못해 안절부절못했다고 한다.
또 급하게 차를 몰고 나가다 골프TV 프로그램 제작진이 모는 차량과도 사고를 낼 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호텔 직원은 TMZ에 "우즈가 조급하고 참을성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jamin7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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