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작년 3월 창립 100주년을 맞은 일본 자동차·오토바이 메이커 '스즈키'를 40년 넘게 이끌어온 스즈키 오사무(鈴木修·91) 회장이 퇴임한다.
25일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스즈키 회장은 전날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어 올 6월 정기주총에서 회장직과 이사직에서 모두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퇴임 후 상담역을 맡을 예정인 스즈키 회장은 40년 이상 최고경영자로 활약했다.
은행원 출신인 그는 1958년 스즈키자동차공업(현 스즈키)에 입사해 2대 사장의 데릴사위로 들어가 1978년 사장직에 올랐다.
그는 사장 취임 후인 1980년대에 성장 잠재력이 컸던 인도 시장 진출을 추진해 경차업체로 경쟁력을 갖춘 스즈키의 위상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즈키는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약 5%대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2015년 장남(스즈키 도시히로·鈴木俊宏)에게 사장 자리를 물려주고 대표권을 쥔 회장 자격으로 경영을 주도하면서 2019년 도요타자동차와 자본제휴를 맺기도 했다.
익살스러운 언변으로도 정평이 난 오사무 회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퇴임 이유에 대해 "중기 경영 계획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후진에게 길을 양보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견지명으로 인도 시장을 개척했는데 후진에게 해줄 조언이 있는지'를 묻는 말에는 "(내게) 선견지명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우연히 인도가 보여 상륙(진출)했는데 스무드하게(순조롭게) 진행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속 걸어라(?け?け). 행동력을 갖고 (새 시장을) 찾아내세요"라고 언급했다.
스즈키 회장은 40년 넘게 최고 경영자로 일해온 것에 대해선 "삶의 보람은 일이다. 인간은 일을 포기하면(그만두면) 죽고 만다"며 "도전하는 것이 인생이다. 여러분도 일을 계속하세요"라고 덧붙였다.
한편 스즈키는 전날 내놓은 2021~2026년 중기 경영 계획을 통해 2025년부터 전기자동차(EV) 등의 전동 제품을 전면적으로 시판하고 2050년까지 제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CO₂) 배출 제로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2026년 3월 연결 결산(2025년 4월~2026년 3월) 기준 매출 목표를 4조8천억엔(약 50조원)으로 잡고 앞으로 5년간 1조엔(약 10조5천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쓰기로 했다.
스즈키의 지난해 세계 자동차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18.6% 감소한 244만7천971대였다.
그러나 일본 내 판매 대수는 혼다를 제치고 도요타에 이어 2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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