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임신 중 고혈압이 발생한 여성은 출산 8~10년 후에도 고혈압일 가능성이 있으며 이런 여성은 심장의 펌프실인 좌심실 기능과 구조가 바뀌는 좌심실 재형성(left ventricular remodeling)이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임신성 고혈압은 임신 기간 중의 혈압이 140/90mmHg 이상이고, 단백뇨를 동반하지 않으며, 분만 후 12주 이내에 정상 혈압이 되는 상태를 말한다.
임신 전엔 혈압이 정상이었더라도 임신으로 고혈압이 될 수 있다. 여기에 단백뇨, 부종이 수반되면 자간전증(임신중독증)이라고 한다. 임신성 고혈압의 15~25%에서 단백뇨가 발생하여 자간전증으로 진행한다.
미국 피츠버그대학 메디컬센터 산후 고혈압 클리닉(Postpartum Hypertension Clinic)의 말라모 코운토리스 박사 연구팀은 임신 중 고혈압 또 자간전증을 겪은 여성은 출산 8~10년 후에도 고혈압이 그대로 남아있을 수 있으며 이런 여성은 5명 중 4명이 좌심실 재형성이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UPI 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임신 여성 500여 명을 대상으로 10년에 걸쳐 진행한 추적 조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이 중 약 50%는 임신성 고혈압 병력이 있었다.
임신 중 고혈압이 있었고 8~10년 후 고혈압 진단을 받은 여성은 79%가 좌심실 벽이 두꺼워지면서 모양이 변하는 좌심실 재형성이 나타났다.
이에 비해 임신 중 고혈압이 없었고 8~10년 후 혈압이 정상으로 나타난 여성은 38.2%, 임신성 고혈압 병력만 있는 여성은 36.2%, 임신성 고혈압이 없었고 출산 8~10년 후 고혈압이 나타난 여성은 46.2%가 좌심실 재형성이 발견됐다.
좌심실 재형성이란 좌심실의 크기, 모양, 기능이 바뀌는 것으로 심장병의 전조증상이다.
본인도 모르게 진행되는 좌심실의 이러한 변화는 나중 허혈성(ischemic) 심혈관질환과 심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여성들은 한 명도 심장병의 임상적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고 스스로 건강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병원에서 주기적인 진료도 받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임신 중 고혈압이나 자간전증을 겪은 여성은 출산 후에도 꾸준히 혈압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권고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심장학회 저널(Journal of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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