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미국의 국채 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 시장 불안이 26일 아시아로 확산됐다.
이날 오전 9시 35분 현재 코스피는 3014.48로 전 거래일보다 2.75% 내렸다.
코스닥도 2.48% 하락했다.
같은 시간 일본 증시의 토픽스(-1.98%)와 닛케이225(-2.48%)도 큰 폭으로 내렸다.
대만의 자취안 지수(-2.33%)와 홍콩의 항셍 지수(-2.73%)도 2%대의 낙폭을 보였다.
중국 증시의 상하이 종합지수(-1.65%)나 선전 종합지수(-1.98%)도 하락했다.
미 국채 수익률 급등에 따른 불안감이 뉴욕 증시를 거쳐 아시아 증시로 옮겨온 데 따른 것이다.
◇ 아시아 채권 시장도 불안
불안감은 주식시장에만 나타나고 있는 게 아니다.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일본의 10년물 국채도 이날 오전 5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호주 중앙은행이 금리 불안에 대응해 전날 30억 호주달러 규모의 채권을 예정에 없이 사들여 시장 개입에 나서자 일본 중앙은행도 유사한 조처를 할 가능성이 시장에서 제기된 데 따른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시장 금리 상승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리 상승을 억제할 의지가 있는지를 시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 금융사인 B.라일리의 수석 전략가인 마크 그랜트는 "국채 수익률 상승은 전 세계에 큰 함의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이달 들어 가팔라진 미 시장금리 상승
아시아 금융시장의 불안을 촉발한 미 국채 수익률 상승세는 이달 들어 가파르게 진행됐다.
대표적인 시장 금리 지표인 미 국채 10년물의 수익률이 25일(현지시간) 장중 한때 1.6%를 넘어 1년여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만 0.5%포인트가량 올랐다.
심지어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와 좀더 밀접한 관련을 갖는 5년물의 수익률도 0.75%를 넘어서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이틀 연속 당분간 돈줄을 조이지 않을 것이라는 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메시지가 국채 시장에 제대로 먹히지 않은 셈이다.
파월 의장은 전날 상원 금융위 청문회에 출석해 미국의 경기회복이 불완전하다며 당분간 현재의 제로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이날은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물가상승률 목표치에 도달하는 데 3년 이상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추가 경기 부양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따른 경제 정상화 등이 성장률과 물가를 자극해 결국 중앙은행이 예정보다 빨리 긴축에 들어갈 수도 있으리라는 우려가 시장에서 확산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금융시장은 파월 의장의 발언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독자적인 판단을 내렸다.
◇ 지구 한바퀴 돈 주가 하락
2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59.85포인트(1.75%) 내린 31,402.0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96.09포인트(2.45%) 떨어진 3,829.34에,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478.53포인트(3.52%) 떨어진 13,119.43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지난해 10월 28일 이후 4개월 만에 하루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앞서 장을 마감한 유럽 증시의 주요 지수도 하락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0.11% 내렸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0.24%),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0.69%)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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