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 외무장관 "받아들일 의무 없어…인도나 미얀마에 수용 기대"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양 안다만해에서 보트 엔진 고장으로 표류하던 로힝야족 난민 80여 명이 구조됐다.
26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해안경비대는 전날 안다만해에서 로힝야족 난민 81명을 태운 보트를 발견했다.
보트에서는 시신 8구도 발견됐다. 사망자들은 탈수증 등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생존자 대부분도 식량이 바닥난 상태에서 버티느라 심각한 탈수증과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당국은 이들의 건강을 회복시키기 위해 식량, 약, 의류 등을 제공했다.
당국 관계자는 "이들을 안전하게 돌려보내기 위해 방글라데시 측과 논의 중"이라며 "생존자들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해당 보트도 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보트는 지난 11일 로힝야족 난민 캠프가 있는 방글라데시 남부 콕스바자르에서 출발했다. 지난주 초 엔진이 고장 나면서 표류하기 시작했고 인도 해안 경비대가 SOS 신호를 포착하면서 구조가 이뤄졌다.
다만, 인도는 난민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나라라 국제법상으로는 난민 보호에 대한 의무가 없는 상태다. 이번 난민도 인도 영토로는 올라오지 못한 채 해상에 머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에 대해 방글라데시 정부도 이들을 받아들일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A.K. 압둘 모멘 방글라데시 외교부 장관은 "그들은 방글라데시가 아니라 미얀마 국민"이라며 "그들이 발견된 장소도 방글라데시 해역에서 1천700㎞나 떨어진 곳"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27일 보도했다.
그는 난민 발견 장소에서 가까운 인도나 모국인 미얀마 또는 다른 단체가 그들을 돌봐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슬람계인 로힝야족 난민은 국교가 이슬람교인 말레이시아로 가기 위해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배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난민선이 말레이시아 해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수개월씩 바다를 떠도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말레이시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난민 유입에 따른 감염 확산을 우려해 해안 경비를 대폭 강화하면서다.
앞서 방글라데시는 2017년 미얀마의 로힝야족 약 75만 명에게 피난처를 제공했다.
이들은 당시 미얀마군의 소탕 작전 등을 피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피신, 기존 로힝야족 난민이 주로 살던 콕스바자르에 정착했다. 콕스바자르 지역에 사는 로힝야족 난민의 수는 현재 약 1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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