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소사이어티 대담 "사무총장 선거 때 딸 대입 지원 마감도 몰라"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6일(현지시간) "기본적으로 세계무역기구(WTO)는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말했다.
유 본부장은 한미 친선 비영리단체인 코리아소사이어티 주최로 진행된 온라인 대담에서 "WTO는 지난 25년간 무역원활화협정(TFA) 1건을 제외하면 아무런 다자 무역협정을 이뤄내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코리아소사이어티 이사장인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와의 대담에서 유 본부장은 "WTO는 협상, 분쟁해결 및 감시, 이행 등의 핵심 기능을 갖고 있으나 전부 다 개선돼야 한다"며 "특히 협상에 대해 강조하고 싶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5년간 모든 다자협상이 거의 멈췄다"면서 "WTO에서 협상 기능을 다시 활성화해서 21세기 기업인들에게 적절한 그림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특히 더욱더 중요해진 전자상거래 협상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WTO 사무총장직에 도전했다가 최종 단계에서 고배를 든 유 본부장은 "보호주의 확대와 이번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위기 속에 WTO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고 있다"며 "한국이 여러 다른 그룹들의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신임 미국 행정부의 무역 정책에 대해선 자국 내 현안에 우선 집중하고 있어 "구체적인 방향을 내놓을 때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면서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과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 본부장은 "무역장관으로서의 삶이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달라졌다"면서 "코로나19 이전에는 한 달에 두어번 해외 출장을 다녔는데 코로나19 이후에는 모든 회의에 원격으로 참석한다"고 전했다.
무역 의제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이전에는 시장을 열고 규정을 더 업그레이드하려고 노력했으나, 지금은 상품, 서비스, 필수적 이동의 자유로운 흐름을 보장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작년 WTO 사무총장 선거로 출장을 다닐 때 딸이 대학에 지원했는데 지원 마감일이 언제인지도 몰랐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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