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사설…상원 외교위원장도 "인권이 미 외교정책 이끈다는 분명 신호 보내야"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미국이 26일(현지시간) '카슈끄지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암살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제재 대상에서 제외하자 비판적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사설을 통해 "빈살만은 유죄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면죄부를 주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WP는 "최소한 중앙정보국(CIA) 보고서에 카슈끄지 살해를 설계한 것으로 적시된 빈 살만 왕세자의 측근 사우드 알카타니를 재판에 회부해야 한다"면서 "빈살만 왕세자가 동원한 범죄기구를 해체하지 않으면 희생자가 더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밥 메넨데즈 상원 외교위원장은 성명을 내고 보고서 공개는 치켜세우면서도 "동시에 나는 이것이 악랄한 범죄에서 빈살만 왕세자가 한 역할에 대해 개인적으로 책임을 지우려는 행정부의 계획에 있어 첫 조치이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동맹과 적국에 똑같이 기본적 인권과 같은 근본적 가치가 미국의 외교정책을 이끈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면서 "각자가 진정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 세계 독재자들이 '면책이 원칙'이라는 메시지를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리처드 블루먼솔 상원의원도 트윗을 통해 "극악무도한 살인에서 왕세자가 빠져나가게 놔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7일 빈살만 왕세자를 처벌할 것인지를 묻자 "월요일(3월 1일)에 사우디와 일반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만 했다.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미 정보당국은 WP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사우디 왕실을 비판하다 2018년 10월 살해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사건과 관련해 빈살만 왕세자가 살해를 승인했다는 보고서를 공개했으며 국무부와 재무부가 곧바로 관련 인사 제재에 나섰으나 왕세자는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NYT)는 고위 당국자들을 인용, 외교적 대가가 너무 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지금도 사우디의 실권자인 빈살만 왕세자는 향후 국왕 자리를 이어받아 수십 년간 통치를 할 가능성이 큰데 중동 지역 안정에 있어 사우디와의 동맹이 중요한 미국으로서는 빈살만 왕세자에 대한 직접적 제재가 부담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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