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이후 최악 유혈사태…양곤서 첫 사망자·남부 다웨이서도 3명 사망
제2차 총파업에 강경 진압한 듯…'밀크티 동맹' 등 국제사회 압박 커져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가 군경의 무차별 총격에 28일 또 다시 피로 물들었다.
이날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에서 첫 사망자가 나온 것을 비롯해 모두 4명이 무차별 총격에 희생되고, 수십명이 부상하는 군부 쿠데타 이후 최악의 유혈 사태가 벌어졌다.
쿠데타 한 달을 맞으면서 국내외의 압박이 커지고 있지만, 군사정권은 오히려 강경 대응 수위를 더 높이면서 인명피해가 커지고 있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남부 다웨이에서 경찰의 발포로 3명이 숨지고 약 40명이 부상했다고 다웨이 현지 매체 '다웨이 워치'를 인용해 보도했다.
AFP 통신 등 외신들도 현지 매체를 인용해 다웨이에서 3명이 경찰 총격에 사망했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다웨이 지역 정치인 초 민 티께를 인용, "한 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또 최대 도시 양곤에서도 쿠데타 규탄 시위 참가자 한 명이 군경의 총격에 숨졌다고 로이터 통신이 의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의사는 가슴에 총을 맞은 한 남성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앞서 소셜미디어(SNS)에는 양곤 시내 흘레단 사거리 인근에서 시위 참가자 한 명이 총에 맞아 쓰러진 뒤 피를 흘린 상태에서 주변 사람들에 의해 옮겨지는 사진 및 동영상이 올라왔다.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는 "이 참가자가 군경이 쏜 실탄에 맞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양곤에서 시위대가 군경의 총격에 사망한 것은 처음이다.
지금까지 주요 도시 중 수도 네피도와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 시위 참가자 1명과 2명이 각각 군경의 총격에 사망했다.
양곤은 미얀마 반(反)쿠데타 시위를 주도하는 최대 도시인 만큼, 시위대 사망으로 시위 양상이 격화하면서 유혈 사태에 대한 우려도 더 커질 전망이다.
시위대가 하루에 4명 사망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지난 1일 쿠데타 이후 최악의 유혈사태로 기록됐다.
지금까지는 지난 20일 만달레이의 시위 과정에서 군경의 무차별 총격으로 2명이 숨진 것이 가장 많았다.
군경의 초강경 진압은 이날 시위대가 제2차 총파업을 벌이기로 한 것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22222(2021년 2월22일을 의미) 총파업' 당시에는 미얀마 전역에서 수 백만명이 참여하면서, 전세계에 쿠데타에 분노하는 민심을 알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군경은 이날 이른 시간부터 양곤 등 주요 도시의 시위 예상 지역을 차단하면서 시위대가 모이는 것을 사전 차단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와 함께 이날 태국, 홍콩, 대만의 반(反)독재 세력 간 연대인 '밀크티 동맹'(Milk tea Alliance)이 미얀마의 시위대에 동조해 태국과 홍콩에서 쿠데타에 반대하는 거리 행진을 벌이기로 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심각한 부정이 발생했는데도 문민정부가 이를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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