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조사 후 신체 감정도 예정…올해 안에 성년 후견 1차 결과 나올 듯
이달 말 주총 표대결 이어 경영권 분쟁 중요 변수 작용하나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한국타이어가(家)의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된 가운데 분쟁의 중심인 아버지 조양래 한국앤컴퍼니[000240] 회장의 성년 후견 심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달 주주총회에서 형제간 표 대결이 불가피해진 가운데 조만간 조 회장에 대한 가사 조사와 신체 감정 등이 이뤄질 예정이어서 당분간 한국타이어가의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조 회장의 건강 상태에 대한 법원 판단의 근거가 될 가사 조사가 오는 10일 이뤄질 예정이다.
가사 조사는 조 회장이 고령인 점을 고려해 조사관이 조 회장을 방문해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가사 조사가 끝나면 조 회장에 대한 신체 감정도 이뤄진다.
현재 성년 후견 개시와 관련, 서울가정법원과 업무 협약을 체결한 곳은 국립정신건강센터와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 등 3곳으로, 이중 서울대병원은 조 회장의 진료 병원으로 기존 진료 기록을 이미 법원에 제출했기 때문에 객관적인 검사를 위해 나머지 2곳 중 한 곳에서 감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법원이 신체 감정을 강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 회장 측이 이를 회피할 가능성도 있다.다만 이 경우 객관적인 조사를 피해 도리어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을 시인하는 것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가사 조사와 신체 감정까지 끝나면 법원은 심문 기일을 지정하고 당사자를 소환해 심문을 진행하게 된다. 심문과 추가 소명자료 등을 통해 법원이 일정 기간 내에 후견 개시 여부를 결정하게 되기까지 통상 짧게는 3∼4개월이 걸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상황을 고려하면 다소 시일이 걸릴 수 있으나 늦어도 올해 안에는 1차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작년 7월30일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조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했다.
당시 조 이사장은 "그동안 아버지가 가지고 있던 신념이나 생각과 너무 다른 결정이 갑작스럽게 이뤄졌다"며 "이러한 결정들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인 의사에 의해 내린 결정인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청구 사유를 밝혔다.
두 달 뒤인 작년 10월5일에는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이 청구인과 같은 자격을 갖는 참가인 신청서를 내며 성년 후견 심판 청구에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표명했다. 차녀 조희원씨도 조 회장의 상태를 염려하는 취지의 의견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막내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은 한정 후견에 반대하는 취지의 의견서를 냈다.
조 이사장과 조 부회장은 각각 작년 11월과 올해 1월 가정법원에 출석해 면접 조사를 받았다.
조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아버지의 가치관이 이해하기 어렵게 많이 바뀌었다"며 "이전에는 정도 경영과 전문 경영인 체제를 원했는데 최근 달라졌다"고 얘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부회장은 오는 30일 열리는 주주총회에 앞서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에 이한상 고려대 교수를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후보로 제안하며 자신의 대표이사직을 걸었다. 계열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는 조 이사장과 함께 이혜웅 비알비 코리아 어드바이저스 대표이사를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후보로 제안했다.
하지만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이사회가 조 부회장 측의 주주제안과 별도로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면서 오는 30일 주주총회에서 양측의 표 대결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hanajj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