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식 대표 사임 표명은 단독 결정…성년 후견 심판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한국타이어가(家)의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장남인 조현식 한국앤컴퍼니[000240] 부회장의 주주제안에 함께 하며 막내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과의 대립 구도가 한층 뚜렷해졌다.
조 이사장은 1일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주주와 회사는 적대적 대립 관계가 아니며, '주주제안'과 같은 건설적인 소통이 있을 때 동반성장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주주가치 훼손을 방지하고,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돕고자 주주제안에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 이사장은 "과거 어느 때보다 '주주가치'와 '주주민주주의'가 주목을 받고 있고, 대기업은 '건강한 거버넌스'를 통해 시장과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되찾고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현재 건강한 지배구조나 투명한 기업 경영에 여러 가지 문제를 가지고 있는 상황이며, 외부전문가의 올바른 감시와 견제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 이사장은 조현식 부회장의 제안으로 계열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새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후보로 이혜웅 비알비 코리아 어드바이저스 대표이사를 함께 추천했다.
조 부회장은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에 이한상 고려대 교수를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후보로 제안하며 자신의 대표이사직을 걸기도 했다.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이사회가 별도의 후보를 내세운 탓에 오는 30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양측의 표 대결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다만 조 이사장은 조 부회장의 대표이사 사임 표명에 대해서는 미리 알지 못했다고 전했다.
조 이사장은 "사임 표명은 조 부회장의 단독 결정으로, (사임을 표명한)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조 부회장의 사임 의사에도 조 이사장과 손잡고 주주제안에 나선 사실이 알려지며 한국타이어가의 경영권 분쟁은 도리어 다시 가열되는 분위기다. 조 부회장은 이 교수의 이사 선임을 대표이사 사임 조건으로 내건 데다 그룹 부회장과 이사회 의장직에 대해서는 거취를 표명하지 않았다.
앞서 한국타이어가의 갈등은 작년 6월 막내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이 시간외 대량매매로 아버지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의 몫 23.59%를 모두 인수해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42.90%로 늘리며 수면 위로 부상했다.
별다른 갈등 없이 승계 구도가 조현범 사장으로 정해진 것으로 보였으나 한 달 뒤인 작년 7월 조 이사장이 서울가정법원에 조양래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하며 갈등이 본격화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오는 30일 주총에서의 표 대결 외에 조 회장의 성년 후견 심판도 경영권 분쟁에 있어 중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조 이사장은 "성년 후견 심판 소송은 경영권 분쟁과는 관계가 없고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조 이사장은 "(성년 후견 심판은) 집안의 장녀로서 아버지 건강을 확인해서 가족 간 갈등을 해소하고 선대로부터 이어온 가업의 승계를 합리적이고 원만히 하려는 책임감으로 하는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조양래 회장은 오는 10일 가사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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