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 위기 오성운동, 콘테에 'SOS'…새 당수로 임명될지 주목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지난달 연립정부 붕괴로 실각한 주세페 콘테 전 이탈리아 총리의 정계 복귀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콘테 전 총리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로마에서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 수뇌부와 만나 당의 미래를 논의했다.
콘테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당 개혁 프로젝트에 참여해달라는 수뇌부 요청을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관계자는 콘테 전 총리가 사실상 재창당에 준하는 혁신 작업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부패한 기성 정치 타파와 환경 보호, 불평등 해소 등을 내세워 2009년 창당한 오성운동은 2018년 총선에서 득표율 32.7%로 상·하원 의석 30%가량을 점유한 최대 정당이 됐다.
이후 두 차례 연정을 통해 3년간 국정을 이끌었으나 기존 정당과 차별화하는 데 실패한 것은 물론 정책적으로 그리 유능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지지율이 15% 안팎까지 추락하는 위기를 맞았다.
이런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출신 마리오 드라기 총리가 이끄는 새 내각에 참가하기로 한 결정을 둘러싸고 정체성 논란까지 분출하며 심각한 내홍을 겪어왔다.
오성운동으로선 분당으로까지 치달을 수 있는 혼란을 수습하고자 콘테 전 총리에게 긴급히 'SOS'를 친 셈이다.
당적이 없는 콘테 전 총리는 정치적으로 오성운동과 인연이 깊다. 무명의 법학 교수이자 변호사였던 그를 총리로 천거한 것도, 총리 재임 기간 든든한 우군이자 버팀목 역할을 한 것도 오성운동이다.
현지 정가에서는 콘테 전 총리가 당 개혁 작업을 주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머지않아 새 당수로 임명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대중적 인기가 높은 콘테 전 총리도 현실 정치 복귀 의지가 없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13일 드라기 신임 총리에게 내각을 이양하고 총리 관저를 떠나면서 "이제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지만 내 책무는 계속될 것"이라며 여운을 남긴 바 있다.
오성운동 내부에서도 콘테 전 총리의 재등판을 반기는 분위기다.
당의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스테파노 파투아넬리 농업 장관은 일간 라 레푸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콘테가 당의 재창당을 도울 적임자라면서 지지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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